2018.04.17 17:25

봄 편지 / 성백군

조회 수 17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봄 편지 / 성백군

 

 

편지가 왔다

주소도 수신자도 없는 편지가

이 산 저 산 앞들 뒷들로 날마다 오더니

우리 집 화단에도 봄을 가득 적어놓았다

 

바탕체, 돋움체, 굴림체, 궁서체,

모양도 갖가지이고

빨강, 노랑, 보라, 분홍, 하양, 색깔도 천차만별이라

잠시 어질머리가 될 때도 있지만

정신을 차리고 모양과 색을 구별하여 읽어보면

할미꽃, 진달래, 개나리, 산수유, 매화, 동백, 벚꽃……,

 

주인 없다고 망설이지 마라, 벌 나비 분탕 치고

주소 모른다고 미루지 말라

바람이 눈치채고 제멋대로 끌고 다니면

맞춤법도 띄어쓰기도 엉망이 되고

내용도 조잡한 잡문이 된다

 

당신이 글쟁이면

머리를 열고 봄의 마음을 적어라

코를 벌름거리며 향기를 맡아보고 심장에다 새겨라

당신이 주인이고

당신이 봄이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12 삶이 아깝다 1 유진왕 2021.08.16 135
611 삶의 조미료/강민경 1 강민경 2020.01.09 184
610 삶의 각도가 강민경 2016.06.12 296
609 살아 있음에 강민경 2016.02.26 243
608 살만한 세상 강민경 2018.03.22 106
607 산행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03.17 87
606 산아제한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0.05 87
605 산동네는 별 나라/ 성백군 하늘호수 2019.04.03 141
604 산동네 비둘기 떼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16 199
603 산동네 불빛들이 강민경 2016.05.17 136
602 산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3.19 199
601 산기슭 골바람 하늘호수 2018.01.04 193
600 산그늘 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7.01 76
599 산그늘 정용진 2019.06.30 111
598 산 닭 울음소리 성백군 2014.06.23 505
597 사인(死因) 하늘호수 2016.04.09 262
596 사월 향기에 대한 기억 강민경 2016.04.30 250
595 사서 고생이라는데 강민경 2019.01.14 104
594 사생아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7.12 204
593 사목(死木)에 돋는 싹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6.04 124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