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2 19:45

살만한 세상

조회 수 10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살만한 세상/강민경

 

 

카피올라니 공원 갓길 숲에서

햇빛에 반짝이는

전화를 주었다

 

고급이다

탐나는 것, 손안에 쏙 들어오는데

마음은 자꾸 밀어낸다.

 

(언제였던가? 수십 년도 더 된 일이지만

알라모아나 시장에서 둘째 아이를 잃어버리고

넋 나간 사람처럼 애태웠던 일이 생각나서

지금 내가 전화 주인이 되어본다

 

울어라. 전화야

내가 내 아이의 울음을 쫓았듯이

네 주인도 너의 울음을 들으리니

울어라

마음을 쏟을 때

응답하는 전화벨 소리

시간은 좀 흘렀지만

 

잃은 아이 찾았을 때

내 감동으로 기뻐하는 음성

고맙습니다를 연발하며

사례금을 주려는 외국인 앞에서

공으로 돌아서는 내가 얼마나 당당했는지

이제야 아이에게 빚진 마음을 갚는 심정이다

스스로 살만한 세상을 만들었다고 우쭐해 본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92 초록의 기억으로 강민경 2016.07.23 201
891 초록만발/유봉희 1 오연희 2015.03.15 202
890 초고속 사랑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4.10 179
889 청춘은 아직도 강민경 2019.08.06 91
888 첫눈 강민경 2016.01.19 98
887 첫눈 하늘호수 2015.12.11 170
886 철쇄로 만든 사진틀 안의 참새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5.31 214
885 철새 떼처럼 강민경 2016.09.19 158
884 철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5.07 107
883 천진한 녀석들 1 유진왕 2021.08.03 182
882 천생연분, 주례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2.06 135
881 천기누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9 219
880 천국 입성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7.20 153
879 천국 방언 1 유진왕 2021.07.15 156
878 천고마비 1 유진왕 2021.08.01 244
877 처음 가는 길 1 유진왕 2021.07.26 176
876 처마 길이와 치마폭과 인심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15 274
875 창살 없는 감옥이다 강민경 2014.05.05 291
874 참회 1 유진왕 2021.07.22 69
873 찬바람의 통곡 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4.03 14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