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熟眠)/강 민 경
저녁 식사 후의
와이키키 바닷가 큰길은
세계의 언어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밀려다닌다
어둠에 잘 길든 등 굽은 가로등
소리 없는 종소리처럼 따라다니며
지칠 줄 모르고
거리의 악사들, 노랫소리
여러 종의 볼거리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는 소음에도
끄떡없이, 틈만 나면 번식을 꿈꾸는
정자나무
이리저리 휩쓸리는
관광객들의 눈길 잡아끄는 덩치 자랑은
제 품에서 곤히 잠든 새들은 안중에 없었는데
일일 노동에 지쳤는가! 만족한 것인가!
세상만사 다 잊고 잠든
꽃 숭어리 같은 부동의 새들이 더
부러운 나는
세상에 감춰진 내 안의 고요를 꺼낸다
오늘 밤은
저 새들처럼 깊이 잠들 수 있겠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11 | 시 | 가슴으로 찍은 사진 | 강민경 | 2018.10.01 | 156 |
910 | 시 | 가시나무 우듬지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18.03.15 | 168 |
909 | 시 |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 강민경 | 2018.07.09 | 211 |
908 | 시 | 가을 냄새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10.12 | 162 |
907 | 시 | 가을 눈빛은 | 채영선 | 2015.09.08 | 180 |
906 | 시 | 가을 묵상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9.15 | 110 |
905 | 시 | 가을 묵상/강민경 | 강민경 | 2020.10.06 | 123 |
904 | 시 | 가을 미련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10.27 | 90 |
903 | 시 | 가을 밤송이 | 성백군 | 2014.10.10 | 334 |
902 | 시 | 가을 빗방울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11.28 | 219 |
901 | 시 | 가을 산책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10.17 | 199 |
900 | 시 | 가을 성숙미 / 성백군 4 | 하늘호수 | 2021.12.28 | 186 |
899 | 시 | 가을 입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9.26 | 178 |
898 | 시 | 가을 총총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0.18 | 159 |
897 | 시 | 가을 퇴고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10.19 | 226 |
896 | 시 | 가을 편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10.11 | 219 |
895 | 시 | 가을, 담쟁이 붉게 물들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11.07 | 200 |
894 | 시 | 가을, 물들이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11.10 | 123 |
893 | 시 | 가을, 수작 떨지 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10.27 | 104 |
892 | 시 | 가을, 잠자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9.19 | 1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