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08 13:27

거룩한 부자

조회 수 12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거룩한 부자 / 성백군

 

 

늙은 노숙자

공원 의자에 앉아

새들에게 모이를 주고 있다

 

언제 왔는지

어떻게 알았는지 금방

온갖 종류의 새들 빼곡하다

어깨에도 앉고 무릎에도 앉고

 

더러는

얻어먹는 주제에

새 먹이가 웬 말이냐는 생각도 들고

친구 하나 없으면서

새와 사귀어 무엇하자는 것이냐

비난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지만

언제 대가를 바라고 한 짓이 든가

인류 역사상

새에게 은혜를 입고자 하는 사람

한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이런 말 안 한다

 

먹이 떨어지자

새들 날아가 버리고 노숙자도

떠나고

그가 앉았던 빈 의자에는

햇볕이 모여들어 오글오글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하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87 무심히 지나치면 그냥 오는 봄인데 강민경 2014.04.11 243
786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강민경 2016.10.01 243
785 위, 아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15 243
784 세벳돈을 챙기며/강민경 강민경 2019.02.16 242
783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강민경 2014.02.25 241
782 살아 있음에 강민경 2016.02.26 241
781 새 냉장고를 들이다가/강민경 강민경 2019.03.20 241
780 천고마비 1 유진왕 2021.08.01 241
779 회개, 생각만 해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03 241
778 노숙자 강민경 2013.10.24 240
777 빛의 얼룩 하늘호수 2015.11.19 238
776 그리움이 쌓여 file dong heung bae 2014.08.22 237
775 너무 예뻐 강민경 2017.10.14 237
774 당신은 내 심장이잖아 강민경 2015.08.29 236
773 어머니의 향기 강민경 2014.05.13 235
772 플루메리아 낙화 하늘호수 2016.07.17 235
771 작은 꽃 강민경 2017.11.26 235
770 옷을 빨다가 강민경 2018.03.27 235
769 H2O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1.24 235
768 건투를 비네 1 유진왕 2021.07.17 235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