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6 13:49

두개의 그림자

조회 수 20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두 개의 그림자/강민경                           

 

 

밤길을 가다가

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내 크고 작은 두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아이 적에는 어려서 몰랐고

장성한 뒤에는 철이 들어서 안 보였던

크고 작은 가로등 불빛이 거미줄처럼 얽혀

길인 듯 나와 하나를 이루고

거리를 좁혔다 넓혔다 끝없이 따라옵니다

시를 짓듯 소설을 쓰듯……

 

그들의 문장을 읽으려고

내가 두 눈을 반짝이면 반짝일수록

작은 내 그림자는 또렷해지고

키 큰 내 그림자는

어느새 저만치 희미해집니다.

 

세상사

외줄 타듯 살아온 내 삶이 나도 모르게

두 그림자 사이에서 오락가락합니다

그림자도 덩달아 서성거립니다

그동안 오래 살았다고

이제는 한쪽을 선택할 때라는데

무슨 미련이 남아서인지 아직도

희미하게 사라지는 그림자가 더 크게 보이니

가로등 불빛 내 나이를 태우나 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6 곽상희 8월 서신 - ‘뉴욕의 까치발소리’ 미주문협 2017.08.24 195
365 C. S. ㄱ. ㄹ. 의 조화(調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8.19 195
364 저 건너 산에 가을 물드네!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04 195
363 시詩 안에 내가 함께 있으니까요 - 김원각 泌縡 2020.03.13 195
362 가을, 담쟁이 붉게 물들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07 195
361 길동무 성백군 2014.03.15 196
360 아름다운 잎사귀로 남고 싶습니다 / 김원각 泌縡 2020.07.06 196
359 파도에게 당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2.10 196
358 용서를 구해보세요 김원각 2 泌縡 2021.02.28 196
357 12월의 이상한 방문 하늘호수 2015.12.19 197
356 갑질 하는 것 같아 강민경 2015.08.22 197
355 묵언(默言)(2) 작은나무 2019.03.06 197
354 그만 하세요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4.30 197
353 꽃보다 나은 미소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2.04.01 197
352 가을, 잠자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19 197
351 광야(廣野)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05 197
350 산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3.19 198
349 두 마리 나비 강민경 2017.03.07 198
348 가을 산책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17 198
347 시와 시인 강민경 2016.12.06 199
Board Pagination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