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14 19:52

봄, 까꿍 / 성백군

조회 수 14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까꿍 / 성백군

 

 

입춘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아직 추운데

동네 담 보퉁이 벚나무는 어지간히 급했나 보다

만개(滿開)를 넘어 허공에 분분하며

겨울잠을 깨운다

 

땅 위에 떨어져 엎어진 낙화 한 송이

안쓰러워

주워, 뒤집어 보는데

까꿍수술들이 모여 아는 체한다

나도 드려다 보고 눈 맞추며 까꿍하는데

어디서 또 까꿍이다

더부살이 다람쥐 한 마리 늦잠 자다 깨었나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벚나무를 오르내리며 이쪽저쪽에서

까꿍’ ‘까꿍’ ‘까꿍

 

저기, 젖먹이 동네 아이

엄마 손 잡고 아장아장 걸어온다

중국, 일본, 한국 아이, 인도?

모르겠다. 저도 모르겠다고 말똥말똥

아무렴 어떤가, 제가 봄이라 귀여운데 까꿍

신기하고, 낯설고, 멀고, 가깝고, 이상하다고,  아이 눈망울에

봄이 까꿍’ ‘까꿍 까꿍

 

이러다간

내 혓바닥에 가시가 돋겠다

늙은 몸에도 꽃샘바람 불겠다

 

   1296 - 02132023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72 파도에게 당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2.10 197
371 용서를 구해보세요 김원각 2 泌縡 2021.02.28 197
370 가을, 잠자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19 197
369 12월의 이상한 방문 하늘호수 2015.12.19 198
368 밥 타령 하늘호수 2017.12.01 198
367 꽃씨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30 198
366 산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3.19 199
365 도심 짐승들 하늘호수 2017.05.21 199
364 산동네 비둘기 떼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16 199
363 아름다운 잎사귀로 남고 싶습니다 / 김원각 泌縡 2020.07.06 199
362 가을 산책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17 199
361 그만 하세요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4.30 200
360 초여름 스케치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2.06.08 200
359 가을, 담쟁이 붉게 물들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07 200
358 광야(廣野)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05 200
357 맛 없는 말 강민경 2014.06.26 201
356 두 마리 나비 강민경 2017.03.07 201
355 10월의 형식 강민경 2015.10.07 201
354 초록의 기억으로 강민경 2016.07.23 201
353 곽상희 8월 서신 - ‘뉴욕의 까치발소리’ 미주문협 2017.08.24 201
Board Pagination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