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강민경
이민 34년
서툰 우리 말을 당연히 여겨
탓 한 일이 없는데
잔뼈가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뜬금없이 엄마 얼굴을 마주하고
참깨와 함께는 어떻게 다르지요 라고
물어 올 때면
확확 닳아 오르는 가슴 속, 요동
부모가 한국인이라는 구심점이
올곧게 박혀 있음의 확인이랄까
맵고 짠, 어쩐지 서러운 바람 헤쳐내다
알게 모르게 못 다 푼 매듭이었을까
설명 안 해도 될 말까지 부풀려
너스레까지 느는 내 순정에
짜증스러워 않는 대견스런 아이들이
축축이 젖은 눈 안으로 들어와
촘촘한 잔주름이 일어선다
미국인 같은 한국인의 어정쩡함을
확 거둬 낸 것 같은 시원스러움에
가슴 훈훈하고, 순간일지라도
이방인이라는 낱말을 거둬낸다
집집이 소식 전하는
우체부의 변함없는 발걸음처럼
마음 구석구석 추스르는 내일이 따뜻하다
시
2014.02.25 19:49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조회 수 241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91 | 시 | 너만 놀랬느냐 나도 놀랬다 | 강민경 | 2016.01.09 | 140 |
790 | 시 | 설국(雪國) | 하늘호수 | 2016.01.10 | 232 |
789 | 시 | 첫눈 | 강민경 | 2016.01.19 | 98 |
788 | 시 | 달빛 사랑 | 하늘호수 | 2016.01.20 | 128 |
787 | 시 | 미리준비하지 않으면 | 강민경 | 2016.01.26 | 226 |
786 | 시 | 중년의 가슴에 2월이 오면-이채 | 오연희 | 2016.02.01 | 623 |
785 | 시 | 당신은 시를 쓰십시오-김영문 | 오연희 | 2016.02.05 | 356 |
784 | 시 | 거룩한 부자 | 하늘호수 | 2016.02.08 | 126 |
783 | 시 | 담쟁이의 겨울 | 강민경 | 2016.02.08 | 150 |
782 | 시 | 눈높이대로 | 강민경 | 2016.02.16 | 191 |
781 | 시 | 2월 | 하늘호수 | 2016.02.24 | 156 |
780 | 시 | (낭송시) 사막에서 사는 길 A Way To Survive In The Desert | 차신재 | 2016.02.25 | 1958 |
779 | 시 | 살아 있음에 | 강민경 | 2016.02.26 | 243 |
778 | 시 | 황홀한 춤 | 하늘호수 | 2016.02.29 | 190 |
777 | 시 | 봄날의 충격 | 강민경 | 2016.03.04 | 197 |
776 | 시 | 강설(降雪) | 하늘호수 | 2016.03.08 | 173 |
775 | 시 | 3월-목필균 | 오연희 | 2016.03.09 | 457 |
774 | 시 | 무슨 할 말을 잊었기에 | 강민경 | 2016.03.11 | 196 |
773 | 시 | 3월은, 3월에는 | 하늘호수 | 2016.03.17 | 141 |
772 | 시 | 아침의 여운(餘韻)에 | 강민경 | 2016.03.19 | 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