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가족/강민경
햇빛 밝은
알라모아나* 공원 푸른 잔디밭에 앉아
점심을 꺼내는데
작은 새 한 마리 저만큼에서
머리통 갸웃거리는 재롱이 한참 귀엽다
사실은 내가 그들을 불러들였다
고소한 밥 냄새 따라온
비둘기 두서너 마리
목 깃털 빳빳이 치켜세운
뾰족한 부리에 채워 팍팍한 힘
콕콕
사납게 작은 새를 쫓아낸다
암비둘기와 아기 새들에게
어서들 와서 먹으라는 신호였는가!
금방 먹어 치울 듯
입으로 조물 조물 요리를 끝내자
이리 쪼르르 저리 쪼르르
앞 다퉈 배 불리고
어느새
아버지의 울타리 밖 언제였냐는 듯
오글오글
어머니 포근한 날개 밑을 파고드는
그쪽 보다는
부스러기라도 감사히 받는
작은 새의 세상에 위로를 얻는
우리는 모두
엉뚱하지만
한 가족으로 평화롭다
* 알라모아나: 하와이 바닷가에 있는 = 공원 명.
-
엉뚱한 가족
-
복숭아꽃/정용진
-
입동 낙엽 / 성백군
-
주차장에서
-
그만큼만
-
물에 길을 묻다
-
단풍잎 예찬 / 성백군
-
숲 속에 비가 내리면
-
아! 그대의 미소가 빠졌네요 – 김원각
-
봄 배웅 / 성백군
-
밤비
-
어머니의 소망
-
가을 퇴고 / 성백군
-
미리준비하지 않으면
-
정용진 시인의 한시
-
불꽃 나무
-
들꽃 선생님
-
옥양목과 어머니 / 김 원 각
-
낯 선 승객
-
그늘의 탈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