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04 11:59

봄날의 충격

조회 수 19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봄날의 충격/강민경                          

 

 

징그럽게 맑은 봄볕이 원인이었어

새끼들 데리고 어서 나오라 부추긴

짙푸른 하늘도 어미의 죽음을 재촉한 독이었어

길바닥에 묘혈을 파다니

새끼 오리에게서 어미를 빼앗아 간

차마 잊지 못할

봄날의 충격일 줄을 어찌 알았겠어

 

건널목도, 멈추라는 표시도 없는

4차선 도로는 사람도 건너길 꺼리는데

한 낫 날짐승인 오리 주제에

어린 것들과 사지로 든 도전이라니

  

멈출 줄 모르는 차를 보는

내 다급함, 들을 귀가 없는 오리에게

위험해, 어서 나와 라는 말 

어어 저- 더듬는 순식간

덜커덩 투 둑 아스팔트 위에 널브러진 어미,

새끼 걱정에 눈을 감지 못한다

애고  

저 어린 새끼들은 또 어쩌지!

 

방심하면 언제 어느 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세상사 야박함을 고발하는

봄날에 충격,

허겁지겁 털도 안 자란 날개 푸드덕 벌벌

가던 길 앞다퉈 되돌아오는 새끼들이

안타까워 서성이는 나를 피해

길가 풀숲을 파고든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6 눈높이대로 강민경 2016.02.16 191
385 새분(糞) 작은나무 2019.03.12 191
384 새와 나 강민경 2020.05.02 191
383 세월 측량하기 / 성백군 3 하늘호수 2022.12.20 192
382 “혀”를 위한 기도 박영숙영 2018.08.19 192
381 간도 운동을 해야 강민경 2015.09.11 192
380 등대의 사랑 하늘호수 2016.05.14 192
379 풍광 savinakim 2013.10.24 193
378 시간은 내 연인 강민경 2014.09.14 193
377 초여름 스케치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2.06.08 193
376 꽃씨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30 193
375 슬픈 인심 성백군 2015.01.22 194
374 무슨 할 말을 잊었기에 강민경 2016.03.11 194
373 풀루메리아 꽃과 나 강민경 2016.04.10 194
372 하와이 단풍 강민경 2017.10.24 194
371 대낮인데 별빛이 강민경 2017.12.07 194
370 겨울 산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1.28 194
369 " 이제 알았어요 " " NOW I KNOW " young kim 2021.03.23 194
» 봄날의 충격 강민경 2016.03.04 195
367 쉼터가 따로 있나요 강민경 2016.05.28 195
Board Pagination Prev 1 ...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