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27 21:32

개여 짖으라

조회 수 21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개여, 짖으라/강민경

 

 

산 둔덕 위

다이아몬드 헤드* 모퉁이에 둘러앉은

적막하고 고즈넉해 보이는 부잣집들   

큰 나무울타리들이 구치소의 철조망 같다

 

저 안에는 누가 살까

갑자기 나타난 인적에

굶주린 고요가 내 발걸음 소리를 들었는지

나무울타리 사이로 적막을 열어

빼꼼히 안을 드러낸다

  

왈왈, 어렴풋이 보이는

하얀 중개 애완견 한 마리

이리 띄고 저리 뛰며 제 존재를 알리는

강경한 엄포에, 와르르

외로움이 무너져 더욱 외롭다

 

그래, 짖어라

네가 짖어 담이 무너진다면

네 주인은 감옥에서 해방될 것이고

이웃들은 오손도손 정을 나눌 수 있을 것이고---

네 꿈이 내 꿈이니, 아니 우리 모두의 꿈이니

헛되지 않으면 좋으련만

 

*하와이 관광지 중의 하나인

다이아몬드 헤드 모양의 바위산 명.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6 바퀴벌레 자살하다 하늘호수 2017.03.30 156
305 아침 이슬 하늘호수 2017.03.30 142
304 상실의 시대 강민경 2017.03.25 100
303 두 마리 나비 강민경 2017.03.07 198
302 경칩(驚蟄) 하늘호수 2017.03.07 178
301 정상은 마음자리 하늘호수 2017.03.05 180
300 뜨는 해, 지는 해 강민경 2017.02.28 154
299 이데올로기의 변-강화식 1 미주문협 2017.02.26 201
298 (동영상시) 새해를 열며 2 차신재 2017.02.23 380
297 겨울바람 하늘호수 2017.02.19 102
296 白서(白書) 가슴에 품다 강민경 2017.02.16 118
295 입춘(立春) 하늘호수 2017.02.15 222
294 파도의 사랑 2 강민경 2017.01.30 123
293 2월의 시-이외수 file 미주문협 2017.01.30 461
292 햇빛 꽃피웠다 봐라 강민경 2017.01.23 132
291 어떤 생애 하늘호수 2017.01.20 187
290 양심을 빼놓고 사는 강민경 2017.01.16 183
289 독감정국 하늘호수 2017.01.16 285
288 고난 덕에 강민경 2017.01.02 117
287 12월의 결단 강민경 2016.12.26 175
Board Pagination Prev 1 ...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