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22 18:48

걱정도 팔자

조회 수 17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걱정도 팔자/강민경

 

 

산행길 저 나무 우듬지

새색시 입술 같은 붉은 산 사과에

키스를 퍼붓는 파랑새

인기척에 놀란 듯 포르르 폴짝폴짝

서너 걸음 물러나 내 눈치를 살핀다

 

무심결에

삶의 버릇처럼  

저 새들은 겨울엔 무얼 먹고 살지

골똘한데

내 어깨를 툭 치며 떨어지는 라이치*

잘 익은 껍질과 하얀 속살이

달콤한 냄새를 풍기며 날 유혹한다

  

계절 없는 여름뿐인 자연

밤 낮 없이 예비한 열매들 지천인 하와이에서

근 40 년을 살았으면서도

아직 여기가 사계절 뚜렷한 고국으로 아느냐고

또 다른 라이치 툭 떨어지며 이번엔 머리를 친다

걱정도 팔자라고 *미망(迷妄)에서 깨어 나란다

 

*라이치 : 과일 명

         *미망: (사리에 어두워) 실제로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일. 또는 그런 잘못된 생각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66 창살 없는 감옥이다 강민경 2014.05.05 288
865 빈말이지만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05 288
864 담쟁이에 길을 묻다 성백군 2014.12.30 287
863 언덕 위에 두 나무 강민경 2015.01.25 287
862 한 점 바람 강민경 2015.09.25 287
861 딸아! -교복을 다리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6 286
860 독감정국 하늘호수 2017.01.16 285
859 이국의 추석 달 하늘호수 2017.10.07 285
858 새들은 의리가 있다 강민경 2014.07.21 283
857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강민경 2013.12.03 282
856 담 안의 사과 강민경 2014.01.17 282
855 저 하늘이 수상하다 성백군 2014.08.07 280
854 지는 꽃잎들이 강민경 2016.03.26 280
853 정독, 인생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05 279
852 단풍 한 잎, 한 잎 강민경 2013.11.23 278
851 계몽 군주와 테스 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13 278
850 탄탈로스 산닭 강민경 2017.12.18 277
849 내다심은 행운목 성백군 2014.03.15 276
848 8.15 해방 70년을 생각한다 son,yongsang 2015.08.14 276
847 알로에의 보은 강민경 2017.08.11 27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