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03 17:22

11월이 왔으니 / 성백군

조회 수 13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1월이 왔으니 / 성백군

 

 

나뭇잎이 떨어집니다

겨울을 앞에 두고

나무들이 옷을 벗습니다

 

가을을 마무리하는 11월이

이생의 삶을 정리하고 저승으로 향하는 인생처럼

하나하나 나뭇잎을 털어냅니다

그동안 걸치고 있던 입성들이

바닥에서 바람처럼 굴러다닙니다

 

부도 명예도 권세도

영명길 가는 나그네에게는 짐이 된다고

장식품을 벗는 이치를

나무는 나목이 되므로 보여 줍니다

알몸이 되어야 앞이 잘 보인다고

허공에다 잔가지 큰 가지로 지나온 길을

박아 놓았습니다

 

가야지요

삶 넘어, 몇 안 남아

세상 바람을 이기겠다고 발버둥 치는 잔잎이

노욕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 벗어 버리고 가벼워진 몸으로

초겨울 찬바람 앞에 서 보겠습니다

11월이 왔으니 가을이 가기 전에

인생의 끝자락에서 하늘을 향하여

매듭 없는 승리의 함성을 지르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1 망할 놈의 성질머리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2.01.25 131
290 사과껍질을 벗기며 곽상희 2021.02.01 131
289 텍사스 블루바넷 영상시 / 박영숙영 file 박영숙영 2021.03.27 131
288 가을의 길목 file 유진왕 2022.09.29 130
287 파도의 사랑 2 강민경 2017.01.30 130
286 봄, 낙엽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3.28 130
285 늦가을 잎 , 바람과 춤을 강민경 2019.10.25 130
284 바다는, 생욕이지만 사람들은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1.01 130
283 간직하고 싶어 泌縡 2020.11.03 130
» 11월이 왔으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1.03 130
281 꽁지 떼어먹힌 도마뱀(Chameleon) - 김원각 泌縡 2020.11.19 130
280 C, S, ㄱ, ㄹ. 의 조화(調和)/김원각 泌縡 2020.12.22 130
279 하나 됨 2 young kim 2021.03.10 130
278 우듬지 나뭇잎처럼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4.14 130
277 사랑은 그런 것이다/강민경 강민경 2018.10.14 129
276 하나에 대한 정의 강민경 2019.07.26 129
275 일상에 행복 강민경 2019.11.09 129
274 연리지(連理枝 ) 사랑 1 박영숙영 2021.03.03 129
273 달빛 사랑 하늘호수 2016.01.20 128
272 동행 하늘호수 2017.04.07 128
Board Pagination Prev 1 ...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