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2 17:09

꽃보다 청춘을

조회 수 20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꽃보다 청춘을/강민경                    

 

 

알라와이 운하 수면 위

어둠 거둬내는 달빛을 보는데

속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답답한 빌딩의 불빛이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물속에 세운 불기둥으로 환한 길을 닦는다

 

길가 쪽 가로수로 선   

플루메리아 빽빽한 푸른 잎은

12폭 치맛자락 펄럭이는 무희처럼

꽃보다 싱싱한 청춘을 내세우고

도로 쪽 하늘로만 치닫던 야자수는   

구름 속 숨은 달님 쫓다가 그림자로 떨어져

나와 그이의 발길에 밟히며 

환한 가로등 원망해 보지만

꽃 시절보다 여생이 청춘인 우리 부부 앞에서는 

질투도 박수가 되어

서늘한 밤바람에 흥에 취해 흐느적거린다.

 

이따금

어둠을 가르는 차 소리에

알라와이 운하 고요한 수면이 흔들리듯

그이와 함께한 인생길 뒤돌아보면

다 꽃은 아니었지만, 아직

남은 생이 있어 날마다 저녁이면 운동 삼아

그이와 함께 손잡고 꽃보다 좋은 청춘을 즐긴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0 아들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5 178
249 딸아! -교복을 다리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6 286
248 아내의 품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5.26 172
247 너무 먼 하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7 169
246 운명運命 앞에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8 135
245 속죄양 -어머니 떠나시던 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9 125
244 바 람 / 헤속목 헤속목 2021.06.01 135
243 오월,-아낙과 선머슴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6.03 100
242 낙화의 품격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6.08 64
241 모둠발뛰기-부부는일심동체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6.15 103
240 파리의 스윙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6.22 104
239 낙엽 단풍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6.30 142
238 야생화 이름 부르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7.06 141
237 물거울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7.13 124
236 고향 흉내 1 유진왕 2021.07.13 86
235 미개한 집착 1 유진왕 2021.07.13 176
234 꽃보다 체리 1 file 유진왕 2021.07.14 196
233 크리스마스 선물 1 file 유진왕 2021.07.14 117
232 미얀마 1 file 유진왕 2021.07.15 89
231 천국 방언 1 유진왕 2021.07.15 156
Board Pagination Prev 1 ...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