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산 / 강민경
끝없는 길에
바람 타고 내리는 아기배나무 꽃잎들이
봄 나비 떼의 춤사위 같다
그냥 떨어져 내리는 춤이 아니라
생명을 잉태하는
훈훈한 봄 축제임이 틀림없어서
소용돌이치며 낙화하는 꽃잎 속
검게 그을린 얼굴의 아기배
첫 열매적 저를 지워내며 기껍다
첫 아이적 상처를 지워 보겠다고
이번에는 자연 분만을 고집하던 딸아이
산모도, 아기도, 위험해져서
사경을 헤매다 생(生)과 사(死)의 수술 준비 시간
배를 가르는데 1분
세상을 맞이하는데 1분
단 2분인데 요단강을 건너온 것처럼
고통의 봄 뒤 활짝 웃는 탄생의 기쁨
저 꽃들과 제 소명 이루려고 온몸 사르는
아기배의 바램까지, 그렇게 많이
제 뼈를 깎으면서도 좋은 것을!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30 | 시 | 겨울 홍시 | 강민경 | 2014.02.08 | 339 |
929 | 시 | 반쪽 사과 | 강민경 | 2014.04.27 | 339 |
928 | 시 | 바람을 붙들 줄 알아야 | 강민경 | 2013.10.17 | 338 |
927 | 시 | 길 위에서, 사색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6.13 | 336 |
926 | 시 | 무 덤 / 헤속목 | 헤속목 | 2021.05.03 | 336 |
925 | 시 | 유실물 센터 | 강민경 | 2015.07.24 | 335 |
924 | 시 | 가을 밤송이 | 성백군 | 2014.10.10 | 334 |
923 | 시 | 멸치를 볶다가 | 하늘호수 | 2016.10.10 | 333 |
922 | 시 | 아름다운 마음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1.15 | 333 |
921 | 시 | 오해 | 하늘호수 | 2017.10.12 | 331 |
920 | 시 | 겨레여! 광복의 날을 잊지 맙시다 | 박영숙영 | 2015.08.15 | 330 |
919 | 시 | 사랑은 미완성/강민경 | 강민경 | 2018.08.29 | 330 |
918 | 시 |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 성백군 | 2014.04.12 | 328 |
917 | 시 | 오월의 아카사아 | 성백군 | 2014.06.08 | 324 |
916 | 시 |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 강민경 | 2014.10.17 | 324 |
915 | 시 | (동영상 시) 선창에서 At Fishing Dock | 차신재 | 2016.04.29 | 324 |
914 | 시 | 미루나무 잎들이 | 강민경 | 2016.06.06 | 324 |
913 | 시 | 바람의 독후감 | 강민경 | 2015.04.22 | 323 |
912 | 시 | 야생화 이름 부르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7.13 | 322 |
911 | 시 | 너를 보면 | 강민경 | 2014.07.28 | 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