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0 16:15

물에 길을 묻다

조회 수 22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물에 길을 묻다/강민경

 

 

바람에 서성거리던 나뭇잎

저를 받아 안는 개울 물을 타고 앉아

길을 물으며 흐릅니다

 

한 때는

푸른 나뭇잎으로

나뭇가지 물 들이는 터줏대감이었는데

웬일로 오늘은  

후줄근한 형색으로 어딜 가느냐고 궁금해하는

하늘을 힐끔거리며

두려움도 망설임도 잊은 채 파문을 일으키며  

흘러갑니다

 

둥둥 떠내려가다

기우뚱기우뚱 멈칫거리다

고운 옷 자랑하고 싶은지 이쪽저쪽으로

몸을 뒤척이며

제가 나뭇가지에서 떨어진 낙엽인 것도 잊고

여유롭게 흐릅니다

 

재롱떨어 칭찬받으려는

아이들 같은 우쭐거림을 보며

나는 더 오래 주목하고 싶은데

어느새 알아챘는지

산을 도는 나뭇잎

물이 가르쳐 주는 길을 따라 갈길 서두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9 자동차 정기점검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5.21 214
288 이상기온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7.23 214
287 그래야, 허깨비가 아니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9.21 214
286 낙화.2 정용진 2015.03.05 215
285 개여 짖으라 강민경 2016.07.27 215
284 귀중한 것들 / 김원각 2 泌縡 2021.03.07 215
283 등외품 성백군 2014.01.06 216
282 풍성한 불경기 강민경 2015.04.10 216
281 관계와 교제 하늘호수 2017.04.13 216
280 행복하다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1.11 216
279 신선이 따로 있나 1 유진왕 2021.07.21 216
278 잃어버린 밤하늘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5.25 216
277 2021년 12월의 문턱에서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2.21 216
276 보름달이 되고 싶어요 강민경 2013.11.17 217
275 회귀(回歸) 성백군 2014.03.25 217
274 빗물 삼킨 파도 되어-박복수 file 미주문협 2017.11.08 217
273 가을 편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0.11 217
272 그거면 되는데 1 유진왕 2021.07.20 217
271 천기누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9 217
270 가을 빗방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8 217
Board Pagination Prev 1 ...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