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22 18:48

걱정도 팔자

조회 수 17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걱정도 팔자/강민경

 

 

산행길 저 나무 우듬지

새색시 입술 같은 붉은 산 사과에

키스를 퍼붓는 파랑새

인기척에 놀란 듯 포르르 폴짝폴짝

서너 걸음 물러나 내 눈치를 살핀다

 

무심결에

삶의 버릇처럼  

저 새들은 겨울엔 무얼 먹고 살지

골똘한데

내 어깨를 툭 치며 떨어지는 라이치*

잘 익은 껍질과 하얀 속살이

달콤한 냄새를 풍기며 날 유혹한다

  

계절 없는 여름뿐인 자연

밤 낮 없이 예비한 열매들 지천인 하와이에서

근 40 년을 살았으면서도

아직 여기가 사계절 뚜렷한 고국으로 아느냐고

또 다른 라이치 툭 떨어지며 이번엔 머리를 친다

걱정도 팔자라고 *미망(迷妄)에서 깨어 나란다

 

*라이치 : 과일 명

         *미망: (사리에 어두워) 실제로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일. 또는 그런 잘못된 생각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69 당신은 나의 꽃/강민경 강민경 2018.11.30 235
768 그대와 함께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1.24 235
767 건투를 비네 1 유진왕 2021.07.17 235
766 방파제 강민경 2014.07.08 234
765 바닷가 금잔디 강민경 2015.11.28 234
764 면벽(面壁) 하늘호수 2016.06.21 233
763 빛의 공연 하늘호수 2015.11.30 232
762 안개꽃 연정 강민경 2016.06.27 232
761 설국(雪國) 하늘호수 2016.01.10 231
760 고맙다. ‘미쳤다’는 이 말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4.09 230
759 황혼의 바닷가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2.11 229
758 세상인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05 229
757 노숙자의 봄 바다 강민경 2018.04.11 228
756 단풍잎 예찬 / 성백군 하늘호수 2015.10.15 228
755 숲 속에 비가 내리면 하늘호수 2015.10.27 228
754 주차장에서 강민경 2016.05.17 228
753 나뭇잎에 새긴 연서 강민경 2016.07.16 228
752 내가 나의 관객이 되어 하늘호수 2017.09.16 228
751 아! 그대의 미소가 빠졌네요 – 김원각 泌縡 2020.08.23 228
750 복숭아꽃/정용진 정용진 2015.03.24 227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