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사과
강민경
가슴에 하트 무늬 새겨 놓은
반쪽 남은 사과 앞에서
나는
연못가 수양버들 같이 흔들렸다
푸른 하늘과 별들의 노래와
광활한 벌판 건너
출렁이는 바닷바람까지
잠재운 열정으로 터질 것 같은
붉은 사과! 너의 카리스마는
전에 내가 다 꺼내 보이지 못한
사랑의 문신이었다
많고 흔한 사람 중에
나는 왜
너에게 넋을 빼앗겼을까
이 나이에 주책없이 이는
정념(情念)이 당황스럽다
내 안에서도
지금까지 떼어 내지 못한
빨간 심장 하나 반짝이는 눈으로
신기루처럼 강을 넘어오고 있었구나!
너는 아삭아삭하고 사근사근하고
달콤하고 뜨끈뜨끈한
그런 심장을 잃어버리고 산 일 없는
연못가에 흔들리는 수양버들이었던 것이다
꿈 아닌 꿈으로 버텨 온
오늘을 맞아들이기까지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1 | 시 | 빗방울 물꽃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4.25 | 98 |
70 | 시 | 꽃잎이 흘러갑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5.02 | 116 |
69 | 시 | 4월, 꽃지랄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3.05.09 | 118 |
68 | 시 | 삽화가 있는 곳 2 | 김사빈 | 2023.05.14 | 136 |
67 | 시 | 보훈 정책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5.16 | 121 |
66 | 시 | 나목의 가지 끝, 빗방울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5.23 | 254 |
65 | 시 | 각자도생(各自圖生)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6.01 | 117 |
64 | 시 | 홀로 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6.06 | 177 |
63 | 시 | 울타리가 머리를 깎았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6.14 | 141 |
62 | 시 | 5월 들길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3.06.20 | 170 |
61 | 시 | 시간 길들이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6.28 | 125 |
60 | 시 | 버리기도 기술입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7.06 | 151 |
59 | 시 | 섞여 화단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7.12 | 157 |
58 | 시 | 주름살 영광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7.19 | 111 |
57 | 시 | 사람 잡는 폭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7.25 | 134 |
56 | 시 | ‘더’와 ‘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8.01 | 135 |
55 | 시 | 죄를 보았다. 그러나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8.08 | 185 |
54 | 시 | 위, 아래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8.15 | 246 |
53 | 시 | 외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8.22 | 205 |
52 | 시 | 천기누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8.29 | 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