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07 01:02

가을빛 / 성백군

조회 수 10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빛 / 성백군

                    (시집 : 풀은 눕지 않는다. P110)

                                                                      

 

밤마다 섬돌 밑 귀뚜리 슬피 울더니

처서(處署) 지나 백로(白露)까지 열닷새,

장사(葬事)지내고

늦더위 서방님과 생이별 했나

 

조석(朝夕)으로 서늘한 기운

숨어 내리는 이슬에

귀뚜리 울음이 청승맞게 고여서

괜히, 가을빛이 울먹거린다

 

산마다 들마다 알곡들로 가득하고

단풍은 천지사방 뛰어다니는데

하늘은 자꾸 높아만 가

갈수록 멍청해지는 가을빛

 

아들딸 짝지어 살림 내주고

할 일 다 했다고 자조하는 늙은이 마음 한 귀퉁이

골 때리는 허전함이 저런 것일까

 

바보처럼 소갈머리 다 내어주고

갈 곳이 따로 없어 헤매다가

하늘 깊이 빠져서 눈물 뚝뚝 떨어뜨린다.

 

     48 09082005

*2005년 월간 스토리문학 10월호에 실린 詩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1 기회 작은나무 2019.06.22 204
330 뭘 모르는 대나무 강민경 2015.04.30 205
329 해 돋는 아침 강민경 2015.08.16 205
328 여름 보내기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7.08.30 205
327 밀국수/ 김원각 泌縡 2020.07.21 205
326 독도의용수비대원 33인의 아버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17 205
325 바위가 듣고 싶어서 강민경 2015.04.15 206
324 신(神)의 마음 작은나무 2019.03.29 206
323 당신은 내 밥이야 강민경 2019.11.19 206
322 비명의 향기를 뿜어내고 있구나 / 김원각 泌縡 2020.12.05 206
321 소화불량 / 성배군 하늘호수 2023.02.21 206
320 외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2 206
319 불타는 물기둥 강민경 2015.08.03 207
318 봄기운 : (Fremont, 2월 26일)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3.01 207
317 이데올로기의 변-강화식 1 미주문협 2017.02.26 207
316 단추를 채우다가 강민경 2016.12.18 207
315 너의 유혹에 빨려드는 나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6.12 207
314 풀꽃, 너가 그기에 있기에 박영숙영 2017.09.29 208
313 단풍 낙엽 – 2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9 208
312 봄 날 이일영 2014.03.21 209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