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14 05:46

등대의 사랑

조회 수 19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등대의 사랑 / 성백군

 

 

낮 종일

바다를 살피다가

밤 되면 찾아오지 못할까 봐

제 몸에 불을 붙이고 기다립니다

 

배에

기름 한 번 준 적 없고

손님 불러 안겨주지 못했고

바람 막아 파도를 잔잔하게 해주지 못하는

가난한 우리네 부모님들 같지만

 

언제, 존 적 있습니까

눈 한 번 감은 적 있습니까

언덕 위 벼랑 끝에 서서

제 몸이 세월의 풍랑에 무너지는 줄도 모르면서

오로지 앞만 바라보는, 그러다가

온갖 배 발아래 지나가도 손 내밀어 안아보지 못하고

그림자만 실어 보내는……,

숨어 하는 사랑입니다

일방적인 사랑이라서 슬픈 것 같지만

그래서 사랑은 영원하다고 하는 것 아닐까요

 

그러나 오늘은

그 사랑도 힘이 드나 봅니다

아침인데, 누가

저 등대의 등불 내려주면 안 될까요

혼자 사는 늙으신 부모님께

전화 한 통 넣어주면 안 되나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06 삶의 조미료/강민경 1 강민경 2020.01.09 175
605 삶의 각도가 강민경 2016.06.12 295
604 살아 있음에 강민경 2016.02.26 241
603 살만한 세상 강민경 2018.03.22 100
602 산행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03.17 87
601 산아제한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0.05 85
600 산동네는 별 나라/ 성백군 하늘호수 2019.04.03 135
599 산동네 비둘기 떼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16 187
598 산동네 불빛들이 강민경 2016.05.17 134
597 산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3.19 198
596 산기슭 골바람 하늘호수 2018.01.04 176
595 산그늘 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7.01 76
594 산그늘 정용진 2019.06.30 110
593 산 닭 울음소리 성백군 2014.06.23 505
592 사인(死因) 하늘호수 2016.04.09 261
591 사월 향기에 대한 기억 강민경 2016.04.30 248
590 사서 고생이라는데 강민경 2019.01.14 98
589 사생아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7.12 199
588 사목(死木)에 돋는 싹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6.04 121
587 사망보고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21 168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