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의 사랑 / 성백군
낮 종일
바다를 살피다가
밤 되면 찾아오지 못할까 봐
제 몸에 불을 붙이고 기다립니다
배에
기름 한 번 준 적 없고
손님 불러 안겨주지 못했고
바람 막아 파도를 잔잔하게 해주지 못하는
가난한 우리네 부모님들 같지만
언제, 존 적 있습니까
눈 한 번 감은 적 있습니까
언덕 위 벼랑 끝에 서서
제 몸이 세월의 풍랑에 무너지는 줄도 모르면서
오로지 앞만 바라보는, 그러다가
온갖 배 발아래 지나가도 손 내밀어 안아보지 못하고
그림자만 실어 보내는……,
숨어 하는 사랑입니다
일방적인 사랑이라서 슬픈 것 같지만
그래서 사랑은 영원하다고 하는 것 아닐까요
그러나 오늘은
그 사랑도 힘이 드나 봅니다
아침인데, 누가
저 등대의 등불 내려주면 안 될까요
혼자 사는 늙으신 부모님께
전화 한 통 넣어주면 안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