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동네 불빛들은/강민경
밤하늘에
반짝이는 크고 작은 별들이
산 등에 불기둥을 세우고
수십 채의 집들이 켜 놓은 불빛 속으로
어둠을 밀어내며
깊이, 촘촘히 들어 와 박힙니다
저 있는 곳을 알리고자
산동네가 쏟는 열심’
절벽이 되는 것도 두렵지 않은 듯
밤 깊어갈수록
더욱 뚜렷이 돋아나는 불빛들
별이 된 피붙이들을 거느리고
하늘로 치솟는 열정을 바라봅니다
서로가 염원이 같아
잠 못 이루는 한통속 불빛이 되어
알라와이 운하 건너 먹구름 몰아내며
별빛인지 불빛인지 구별 없이
어둠을 밀어내며 환한 빛을 쏟아냅니다
보이지 않은
산동네 행방이 궁금한 내 마음에
밤하늘 화선지에 산동네 불빛 한 장
풀어놓다 보면
아침 햇살처럼 내일이 밝아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