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한 잎, 한 잎 / 강민경
푸른 치마폭으로 온 세상을 감싸던
나무와 나뭇잎들
을씨년스런 바람을 맞아들이며
서두에 어떤 당부를 새기고 싶었는가!
가을 속으로 든 색깔, 노랗고 붉다
발이 부르트고 다리가 비틀리도록
버석거리며 세월의 강을 건넌
애 끓임은 간 곳 없고
화려했던 동심을 털어버릴 수 없는
가슴속 회포가 불 바람처럼 회오리친다
흐르는 계절 틈새를 통과하는
푸름과 노랗고 붉은 절정의
단풍 한 잎, 한 잎
피처럼 타는 노을에 자꾸만
앓는 소리를 내며 바스락거린다
바람에 흔들리며 제자리 지키려는
나무와
사람들의
후끈거리는 가슴 내부에
검은 그을음 같은 허무가 스민
빨간 단풍잎의 서러운 가을 축제였다.
.
시
2013.11.23 12:32
단풍 한 잎, 한 잎
조회 수 280 추천 수 2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72 | 시 | 못난 친구/ /강민경 | 강민경 | 2018.07.17 | 103 |
871 | 시 | 하늘처럼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9.22 | 103 |
870 | 시 | 별이 빛나는 밤에 | 작은나무 | 2019.03.17 | 103 |
869 | 시 | 바닷가 금잔디와 나/강민경 | 강민경 | 2020.06.16 | 103 |
868 | 시 | 윤장로, 건투를 비오 1 | 유진왕 | 2021.08.06 | 103 |
867 | 시 | 국수쟁이들 1 | 유진왕 | 2021.08.11 | 103 |
866 | 시 | 닭들은 식물이 아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7.08.30 | 104 |
865 | 시 | 사서 고생이라는데 | 강민경 | 2019.01.14 | 104 |
864 | 시 | 벌과의 동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2.12 | 104 |
863 | 시 | 가을, 수작 떨지 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10.27 | 104 |
862 | 시 | 맛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1 | 유진왕 | 2021.07.28 | 104 |
861 | 시 | 전령 1 | 유진왕 | 2021.08.06 | 104 |
860 | 시 | 아스팔트 포장도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11.29 | 104 |
859 | 시 | 고난에는 공짜가 없습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1.16 | 104 |
858 | 시 | 4월에 지는 꽃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4.02 | 105 |
857 | 시 | 상실의 시대 | 강민경 | 2017.03.25 | 105 |
856 | 시 | 9월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9.10 | 105 |
855 | 시 | 당신의 당신이기에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22 | 105 |
854 | 시 | 코로나 현상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9.22 | 105 |
853 | 시 | 가을빛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10.07 | 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