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안의 사과 / 강민경
포스터시*
동네 길을 지나노라면
집집의 담장 안에 열린
오랜지, 레몬 같은 과일이 늘 풍성하다
그중에 초록 잎 사이사이 들추고
반짝이는 빨간 얼굴의 사과
특유의 싱그러운 향은 저절로
군침이 돌게 한다, 내 것이었다면
딴생각 없이 쓱쓱 옷깃에 문질러
한 입 베어 먹었을 텐데
담이 금을 그어 놓고
서로 움츠리게 한다
새삼스럽게
네 것 내 것 없이 나눠 먹던 시절의
이웃이 그립다
벽 한 칸 사이를 두고 살며, 누가 누군지
외면하고 사는 현실이 암울하게 다가온다
서로서로 존중하고, 위로해 주는
정 넘치는 세상이 언제였는지!
그날이 다시 오기를 기다리는 내 생각을 아는지!
저 사과 부끄러움 타는지
내 마음 더욱 붉다.
*포스터시: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인접해 있는 “시” 명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51 | 시 | 이사(移徙)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2.01.04 | 145 |
850 | 시 | 보내며 맞이하며 | 헤속목 | 2021.12.31 | 184 |
849 | 시 | 가을 성숙미 / 성백군 4 | 하늘호수 | 2021.12.28 | 186 |
848 | 시 | 2021년 12월의 문턱에서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12.21 | 217 |
847 | 시 | 늦가을 억새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12.08 | 183 |
846 | 시 | 진짜 부자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11.30 | 119 |
845 | 시 | 어둠에 감사를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11.23 | 128 |
844 | 시 | 독도의용수비대원 33인의 아버지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1.18 | 114 |
843 | 시 | 드레스 폼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11.16 | 177 |
842 | 시 | 괜한 염려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11.09 | 114 |
841 | 시 | 나 좀 놓아줘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11.02 | 154 |
840 | 시 | 가을 미련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10.27 | 90 |
839 | 시 | 구겨진 인생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10.19 | 85 |
838 | 시 | 가을 냄새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10.12 | 163 |
837 | 시 | 산아제한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10.05 | 86 |
836 | 시 | 조상님이 물려주신 운명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09.28 | 89 |
835 | 시 | 이국의 추석 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9.22 | 106 |
834 | 시 | 반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9.14 | 116 |
833 | 시 | 마누라가 보험입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9.07 | 96 |
832 | 시 | 아침을 깨우는 것은 햇빛이 아니라 바람입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8.31 | 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