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19 20:05

철새 떼처럼

조회 수 15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철새 떼처럼 /강민경

 

 

추석 때면,

사람들 설왕설래

작은 짐 보따리 싸 들고

동서남북으로 싸돌아다니면

내 마음을 들썩여 놓는다

 

누구는 고향 가고

누구는 해외여행 가고

국제화 시대에 걸맞게

관례나 예절에 얽매이지 않고

저 좋을 대로 남의 눈치 안 보고 산다는데

살길 찾아 고향 떠나 부모 떠나

이민 온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냐 만

 

목적과 잇속만 앞세우는 자식일지라도

일 년에 단 한 번이라도 보고 싶어

굽은 허리 펴지 못하고 가늘어져만 가는

살아생전 긴 부모님의 목뼈, 생각나

힘없이 허물어짐을 보는 내 천만 가지 핑계

 

내 고향 질퍽한 흙냄새가 벤

시장 좌판대 색색의 송편에

명절을 안고 주저앉는다

누구에게도 발목 묶인 일 없는데,

자꾸 잡풀 무성할 부모님 산소가 아른거려

철 따라가는 철새 떼처럼

고향 쫓아 날개 젓는 나를 본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8 바닷가 금잔디와 나/강민경 강민경 2020.06.16 102
127 가을빛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07 102
126 전령 1 file 유진왕 2021.08.06 102
125 국수쟁이들 1 file 유진왕 2021.08.11 102
124 2024년을 맞이하며 tirs 2024.01.02 102
123 4월에 지는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4.02 101
122 살만한 세상 강민경 2018.03.22 101
121 나목에 대해, 경례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2.31 101
120 Prayer ( 기 도 ) / 헤속목 1 헤속목 2021.07.27 101
119 고난에는 공짜가 없습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1.16 101
118 오월,-아낙과 선머슴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6.03 100
117 나무 뿌리를 밟는데 강민경 2018.04.24 100
116 벚꽃 file 작은나무 2019.04.05 100
115 비우면 죽는다고 강민경 2019.07.13 99
114 찔레꽃 그녀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3.31 99
113 11월에 핀 히비스커스 (Hibiscus) / 김원각 泌縡 2020.11.26 99
112 구구단 1 file 유진왕 2021.07.27 99
111 이국의 추석 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9.22 99
110 첫눈 강민경 2016.01.19 98
109 사서 고생이라는데 강민경 2019.01.14 98
Board Pagination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