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0 16:15

물에 길을 묻다

조회 수 22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물에 길을 묻다/강민경

 

 

바람에 서성거리던 나뭇잎

저를 받아 안는 개울 물을 타고 앉아

길을 물으며 흐릅니다

 

한 때는

푸른 나뭇잎으로

나뭇가지 물 들이는 터줏대감이었는데

웬일로 오늘은  

후줄근한 형색으로 어딜 가느냐고 궁금해하는

하늘을 힐끔거리며

두려움도 망설임도 잊은 채 파문을 일으키며  

흘러갑니다

 

둥둥 떠내려가다

기우뚱기우뚱 멈칫거리다

고운 옷 자랑하고 싶은지 이쪽저쪽으로

몸을 뒤척이며

제가 나뭇가지에서 떨어진 낙엽인 것도 잊고

여유롭게 흐릅니다

 

재롱떨어 칭찬받으려는

아이들 같은 우쭐거림을 보며

나는 더 오래 주목하고 싶은데

어느새 알아챘는지

산을 도는 나뭇잎

물이 가르쳐 주는 길을 따라 갈길 서두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67 우리 둘만의 위해 살고 싶다 / 김원각 泌縡 2020.07.15 126
766 우리 동네 잼버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03 162
765 우듬지 나뭇잎처럼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4.14 129
764 용서를 구해보세요 김원각 2 泌縡 2021.02.28 196
763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성백군 2014.04.12 327
762 외로운 가로등 강민경 2014.08.23 460
761 외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0.04 189
760 외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2 204
759 외눈박이 해와 달/강민경 강민경 2019.04.01 75
758 왜 화부터 내지요 강민경 2019.12.28 158
757 왜 이렇게 늙었어 1 강민경 2019.12.17 114
756 와이키키 잡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15 93
755 옹이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3.25 120
754 옷을 빨다가 강민경 2018.03.27 239
753 올무와 구속/강민경 강민경 2019.06.11 186
752 옥양목과 어머니 / 김 원 각 泌縡 2020.05.09 223
751 오해 하늘호수 2017.10.12 327
750 오월의 찬가 강민경 2015.05.29 313
749 오월의 아카사아 성백군 2014.06.08 324
748 오월-임보 오연희 2016.05.01 298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