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2 22:32

가을 냄새 / 성백군

조회 수 160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 냄새 / 성백군

 

 

길 가다가

한국 마켓에 들렸다

감 밤 대추 석류, 가을 냄새가 뭉클하다

그 냄새 꺾어 집에 가져오려고

이것저것 뒤척이며, 고른다

 

땡볕에 탄 것

바람에 멍든 것

가뭄에, 장마에, 시달려 겉늙은 것

벌레에 먹혀 쭈그러진 것

빼내고, 고르다 보니 남은 것은 몇 안 된다

이것 가지고는 너무 적어

가을 냄새 맡기도 쉽지 않다

 

나도 가을인데

살아오면서 이런 일, 저런 일, 빼고 나면

온전한 것이 얼마나 될까

그것만 가지고 어른 냄새가 날까

아무래도 자신 없어 이리저리 고르다 말고 훌 썩어

한 광주리 담아 값을 치렀다

 

도마에 올려놓고

마무리 손질을 한다

다 내 것인데 아깝지 않은 것이 없다

버릴 것이 하나도 없어 칼날이 지나간 자리를

쪽쪽 빨며 맛있다. 가을이다.” 한다

 

   1170 - 10012021

 

 

  • ?
    독도시인 2021.10.13 13:03
    나도 가을인데
    살아오면서 이런 일, 저런 일, 빼고 나면
    온전한 것이 얼마나 될까
    그것만 가지고 어른 냄새가 날까
    아무래도 자신 없어 이리저리 고르다 말고 훌 썩어
    한 광주리 담아 값을 치렀다

    도마에 올려놓고
    마무리 손질을 한다
    다 내 것인데 아깝지 않은 것이 없다
    버릴 것이 하나도 없어 칼날이 지나간 자리를
    쪽쪽 빨며 “맛있다. 가을이다.” 한다


    공감하였습니다
    저 역시 가을에 서성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
    하늘호수 2021.10.19 20:22
    감사합니다
    수확이많으시기를 기원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07 끝없는 사랑 강민경 2014.09.01 317
906 당신이 나를 안다고요/강민경 강민경 2015.03.26 317
905 난산 강민경 2014.04.17 316
904 분수대가 나에게/강민경 강민경 2015.03.31 316
903 방파제 안 물고기 성백군 2013.10.17 315
902 7월의 향기 강민경 2014.07.15 315
901 유월의 향기 강민경 2015.06.20 315
900 그가 남긴 참말은 강민경 2013.10.11 313
899 오월의 찬가 강민경 2015.05.29 313
898 4월에 지는 꽃 하늘호수 2016.04.29 313
897 2 하늘호수 2016.09.17 309
896 - 술나라 김우영 2013.10.22 308
895 얼룩의 소리 강민경 2014.11.10 308
894 나의 변론 강민경 2018.02.13 308
893 엄마는 양파 강민경 2019.11.06 308
892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이일영 2013.12.26 307
891 나뭇잎 자서전 하늘호수 2015.11.24 305
890 구로 재래시장 골목길에/강민경 강민경 2018.08.02 305
889 백화 savinakim 2014.05.13 303
888 이러다간 재만 남겠다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2.04 30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