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4 17:26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조회 수 24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나이 많아

세상 걷기가 힘들어

가을 들길에 나를 내려놓았습니다

 

부자로 살지는 못했지만

굶지는 않았고

힘은 들었지만, 철이 없어

그것이 고생인 줄 몰랐습니다

 

억새, 갈대, 고추잠자리,

작은 새, 빨간 나무 열매, 털 달린 홀씨,

하나님의 뜰에서 뿌리를 내렸으니

한 생을 잘 살았다고

다들, 나름대로 아름답게 익었습니다

 

주님이 주신 짐은 가볍습니다

내가 개미처럼 작아져서

낭떠러지에서 떨어져도 상처 입지 않습니다

낯설면서도 친근하고

쓸쓸하면서도 포근한 이길

 

노년에

풍경 속에 든 작은 나를 짚어보며

더 작아지려고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11 찡그린 달 강민경 2015.10.23 166
810 숲 속에 비가 내리면 하늘호수 2015.10.27 228
809 가을비 소리 강민경 2015.10.29 249
808 깜박이는 가로등 강민경 2015.11.06 142
807 뱅뱅 도는 생각 하늘호수 2015.11.07 147
806 11월의 이미지 강민경 2015.11.13 179
805 빛의 얼룩 하늘호수 2015.11.19 239
804 환생 강민경 2015.11.21 219
803 나뭇잎 자서전 하늘호수 2015.11.24 307
802 바닷가 금잔디 강민경 2015.11.28 235
801 빛의 공연 하늘호수 2015.11.30 232
800 12월이 기억하는 첫사랑 강민경 2015.12.06 213
799 (동영상시) 그리움에게 Dear Longing 1 차신재 2015.12.08 217
798 첫눈 하늘호수 2015.12.11 170
797 겨울의 무한 지애 강민경 2015.12.12 174
796 12월의 이상한 방문 하늘호수 2015.12.19 198
795 틈(1) 강민경 2015.12.19 176
794 자유시와 정형시 하늘호수 2015.12.23 359
793 겨울 素描 son,yongsang 2015.12.24 184
792 불꽃 나무 강민경 2015.12.26 225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