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면/강민경
방파제를 뛰어넘겠다는 일념에
밤낮, 수만 번씩이라도
제 몸 바숴 내리면서 기꺼운
너의 그 줄기찬 고집 꺾지 못하는
파도, 너를 보면
흰 머리칼에 검은 염색물 들이대며
못다 푼 청춘의 속병이
지글지글 끓이는 너 닮은 나를 듣는다
푸르던 날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세월에 괸 희망의 빛 쪼가리 못 잊고
깊은 우물물 길어 올리듯 공들이는
미래를 알지 못해
묻고 또 물어도 답이 없는데
단숨에 ‘산’ 이라도 옮길 것 같이
커다랗게 출렁이다가, 불시에 삭아
거품을 물고 나가떨어지는
나 아닌, 내가, 날이면 날마다
파도를 따라가는 애 끓임일 뿐
사람으로 살기 위해
눈 맞는 돌멩이처럼 오래 견디며
내가 지워질 그 날 그 순간까지
영원히 존재할 끝자락 비밀스러운
숙제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지
어떤 이는 마음을 비우는 일이라고 했는데
앞을 향해 나는 저 새들은 마음을 비웠을까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1 | 시 | 가을 산책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10.17 | 199 |
90 | 시 | 가을 빗방울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11.28 | 220 |
89 | 시 | 가을 밤송이 | 성백군 | 2014.10.10 | 334 |
88 | 시 | 가을 미련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10.27 | 90 |
87 | 시 | 가을 묵상/강민경 | 강민경 | 2020.10.06 | 123 |
86 | 시 | 가을 묵상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9.15 | 110 |
85 | 시 | 가을 눈빛은 | 채영선 | 2015.09.08 | 180 |
84 | 시 | 가을 냄새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10.12 | 163 |
83 | 시 |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 강민경 | 2018.07.09 | 212 |
82 | 시 | 가시나무 우듬지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18.03.15 | 168 |
81 | 시 | 가슴으로 찍은 사진 | 강민경 | 2018.10.01 | 156 |
80 | 시 | 가슴 뜨거운 순간 | 강민경 | 2019.12.06 | 142 |
79 | 시 | 가로등 불빛 | 강민경 | 2018.01.14 | 148 |
78 | 시 | 가는 봄이 하는 말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5.28 | 115 |
77 | 시 | 가고 있네요 2 | 泌縡 | 2021.03.14 | 112 |
76 | 시 | 近作 詩抄 2題 | son,yongsang | 2016.09.30 | 266 |
75 | 시 | 白서(白書) 가슴에 품다 | 강민경 | 2017.02.16 | 121 |
74 | 시 | “혀”를 위한 기도 | 박영숙영 | 2018.08.19 | 202 |
73 | 시 | “말” 한 마디 듣고 싶어 | 박영숙영 | 2018.08.22 | 118 |
72 | 시 | ‘더’와 ‘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8.01 | 1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