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29 16:09

가을비 소리

조회 수 24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비 소리/강민경

 

 

          산책길 비 피하려고

 뉘 집 처마 밑에 들어

 발밑을 살피는데

 열매 몇 알 떨어져 있다

 

 단내를 따라 줄을 잇는 개미떼

 민감한 후각 앞세운 주인 행세라니

 먹음직스런 열매를 열어

 달콤한 맛에 푹 빠진 잔치

 지척에 있는 나에겐 관심도 없다

 

 열매에 살 올려놓고 떠나는

 가을비의 배려였을까

 저 때문에 굶주릴지도 모를

 새와 개미를 걱정한 걸까

 하나같이 빨갛고 노랗게 잘 익은 것들이다

 꽃술을 털어내며 커지는 오진 열매를 보면서

 오지고 기뻤던 기억의 한편은

 실패한 인생 같아 스산하다

 

 자연의 섭리라지만

 내 가슴 속에 이는 생성(生成)의 외침

 결실을 보고 떠나보내는

 시간의 질곡(桎梏)을 벗아 나지 못한

 가을비 소리

 듣는 이의 가슴에 젖어든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6 그가 남긴 참말은 강민경 2013.10.11 313
185 그가 남긴 참말은 강민경 2019.06.26 149
184 그 살과 피 채영선 2017.10.10 291
183 그 길 1 young kim 2021.03.23 177
182 귀중한 것들 / 김원각 2 泌縡 2021.03.07 207
181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강민경 2014.10.17 324
180 국수집 1 file 유진왕 2021.08.12 119
179 국수쟁이들 1 file 유진왕 2021.08.11 97
178 구름의 속성 강민경 2017.04.13 290
177 구름의 득도 하늘호수 2016.08.24 178
176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2 하늘호수 2016.10.20 293
175 구로 재래시장 골목길에/강민경 강민경 2018.08.02 303
174 구구단 1 file 유진왕 2021.07.27 99
173 구겨진 인생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0.19 82
172 괜한 염려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1.09 113
171 광야에 핀 꽃 / 필제 김원각 泌縡 2019.06.07 145
170 광야(廣野)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05 197
169 관계와 교제 하늘호수 2017.04.13 213
168 곽상희 8월 서신 - ‘뉴욕의 까치발소리’ 미주문협 2017.08.24 195
167 공존이란?/강민경 강민경 2018.08.25 118
Board Pagination Prev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