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2 17:09

꽃보다 청춘을

조회 수 18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꽃보다 청춘을/강민경                    

 

 

알라와이 운하 수면 위

어둠 거둬내는 달빛을 보는데

속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답답한 빌딩의 불빛이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물속에 세운 불기둥으로 환한 길을 닦는다

 

길가 쪽 가로수로 선   

플루메리아 빽빽한 푸른 잎은

12폭 치맛자락 펄럭이는 무희처럼

꽃보다 싱싱한 청춘을 내세우고

도로 쪽 하늘로만 치닫던 야자수는   

구름 속 숨은 달님 쫓다가 그림자로 떨어져

나와 그이의 발길에 밟히며 

환한 가로등 원망해 보지만

꽃 시절보다 여생이 청춘인 우리 부부 앞에서는 

질투도 박수가 되어

서늘한 밤바람에 흥에 취해 흐느적거린다.

 

이따금

어둠을 가르는 차 소리에

알라와이 운하 고요한 수면이 흔들리듯

그이와 함께한 인생길 뒤돌아보면

다 꽃은 아니었지만, 아직

남은 생이 있어 날마다 저녁이면 운동 삼아

그이와 함께 손잡고 꽃보다 좋은 청춘을 즐긴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8 밀국수/ 김원각 泌縡 2020.07.21 203
327 소화불량 / 성배군 하늘호수 2023.02.21 203
326 물속 풍경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2 203
325 설중매(雪中梅) 성백군 2014.03.15 204
324 얼룩의 초상(肖像) 성백군 2014.09.11 204
323 10월의 제단(祭檀) 성백군 2014.11.07 204
322 이데올로기의 변-강화식 1 미주문협 2017.02.26 204
321 외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2 204
320 뭘 모르는 대나무 강민경 2015.04.30 205
319 해 돋는 아침 강민경 2015.08.16 205
318 당신은 내 밥이야 강민경 2019.11.19 205
317 비명의 향기를 뿜어내고 있구나 / 김원각 泌縡 2020.12.05 205
316 독도의용수비대원 33인의 아버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17 205
315 봄 날 이일영 2014.03.21 206
314 바위가 듣고 싶어서 강민경 2015.04.15 206
313 신(神)의 마음 작은나무 2019.03.29 206
312 단풍 낙엽 – 2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9 206
311 불타는 물기둥 강민경 2015.08.03 207
310 봄기운 : (Fremont, 2월 26일)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3.01 207
309 단추를 채우다가 강민경 2016.12.18 207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