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3 17:32

물고기의 외길 삶

조회 수 17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물고기의 외길 삶/강민경                   

                

 

거친 파도가

방파제 둑에 부딪혀 튀어 오를 때마다

, 공으로 물고기를 줍겠다고

길 위를 살펴보았지만

죽은 고기는커녕, 상한 고기 한 마리 없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저 큰 파도의 힘을

손바닥만 한 물고기가 어떻게 피한 걸까요

무슨 수로 저런 억압과 올무에서

벗어난 걸까요

 

세상이 텃밭인 사람들은

작은 일, 개인의 일도 참질 못하고 곧잘

화내고, 싸우고, 울고, 때 쓰다가 드러눕고

때로는 세상 바람에 맞아

상처 입은 제 모습 자주 드러내는데

 

물고기는

물고기도 죽기도 하겠지만

물에 맞아 죽었다는 소문은 들은 적 없으니

파도칠 때 무엇을 했던 걸까요

 

수심 깊은 곳에서

납작 엎드려 물결에 동요하지 않고 사는

물고기의 외길 삶

나도 잘은 모르지만, 난세를 살아가는 그 삶이

부러웠나 봅니다

길바닥에 물고기 한 마리

없는 걸 보면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49 단추를 채우다가 강민경 2016.12.18 207
648 단풍 값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1.16 145
647 단풍 낙엽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9.07.16 354
646 단풍 낙엽 – 2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9 208
645 단풍 한 잎, 한 잎 강민경 2013.11.23 280
644 단풍든 나무를 보면서 강민경 2019.10.11 110
643 단풍은 가을 단풍이라야 단풍이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8.26 92
642 단풍잎 꼬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1 151
641 단풍잎 예찬 / 성백군 하늘호수 2015.10.15 228
640 달, 그리고 부부 하늘호수 2016.10.02 247
639 달빛 사랑 하늘호수 2016.01.20 128
638 닭 울음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02 186
637 닭들은 식물이 아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8.30 99
636 담 안의 사과 강민경 2014.01.17 294
635 담쟁이 그녀/강민경 강민경 2018.09.10 130
634 담쟁이에 길을 묻다 성백군 2014.12.30 289
633 담쟁이의 겨울 강민경 2016.02.08 147
632 당뇨병 강민경 2016.05.12 117
631 당신과 약속한 장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03 95
630 당신은 나의 꽃/강민경 강민경 2018.11.30 236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