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0 05:02

감기 임

조회 수 18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감기 임/강민경

 

                                    

감기임

왜 아직 떠날 생각을 않는지요

심란해 하는 내 혼잣말에

그게 감기 새끼지 어디 감기 임이냐고

그이는 콕 쥐어박는다

 

병원으로, 한방으로 심지어

생강차, 오렌지 주스, 레몬 차,

극진히 대접받고도 뭉그적거리는 궁둥이

걷어차여야 급히 떠날 거라는 그이의 불평을

 

보물단지처럼 떠받들어야 못 이기는 척

떠날 거라며 다독이는 나를, 어리석다며

그걸 아는 놈이면

나도 벌써 감기임이라고 떠받들었을 것이라 한다.

 

한 달 내내 칭얼칭얼 제 입맛대로 주무르다

툭 하면 불구덩이에, 얼음구덩이에 넣었다 꺼냈다

하고도 성에 안 차, 새우등 만드는

뻔뻔한 얼굴을 봐, 그러니 감기 새끼지

 

나에게 당신은 아직 꽃인데

내 여자를 괴롭히는 요 감기 새끼

궁둥이에 불이라도 싸질러

쫓아내야겠다 하는, 그이의 익살에

내 코맹맹이 소리 숨 가쁘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11 이끼 같은 세상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1.24 149
610 이러다간 재만 남겠다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2.04 308
609 겨울바람의 연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2.12 155
608 나의 변론 강민경 2018.02.13 314
607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강민경 2018.02.20 141
606 물구나무서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2.22 120
605 닭 울음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02 191
604 탄탈로스 전망대 강민경 2018.03.02 120
603 변신을 꿈꾸는 계절에-곽상희 미주문협 2018.03.09 152
602 눈 감아라, 가로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11 181
601 가시나무 우듬지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3.15 169
600 봄 그늘 하늘호수 2018.03.21 70
599 살만한 세상 강민경 2018.03.22 104
598 시작(始作 혹은 詩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27 131
597 옷을 빨다가 강민경 2018.03.27 247
596 바람의 말씀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4.02 249
595 비와의 대화 강민경 2018.04.08 133
594 몸살 앓는 봄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09 91
593 노숙자의 봄 바다 강민경 2018.04.11 233
592 봄 편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17 175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