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18 15:17

탄탈로스 산닭

조회 수 27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탄탈로스 산 닭 /강민경

 

 

어떻게 알고 왔을까?

탄탈로스* 주차장에서 차를 대고 내리는데

오래 기다렸다는 듯 살금살금

눈을 맞추며 다가오는 산 닭 여러 마리

동그란 눈알들이 반들반들 빛이 난다

 

흔치 않은 일이라 신기하고

사람에게 다가오니 수상하고

나를 자꾸 따라오니 이상해서

야 너희들 뭐야하고 소리 내어 외쳐 보았지만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산 닭들 앞에

내가 오히려 무색하고 황당하다.

 

산 닭의 저 눈빛

겁먹은 눈이 아니다

빛 받으러 온 험악한 눈알이다

이곳은 저희의 텃밭이니

입장료를 내라며

막무가내로 떼쓰며 덤벼드는 데야

사람 체면에 날짐승과 싸울 수도 없고

간식거리로 가지고 다니던 새우 깡까지 다 내어 주고 난 뒤에야

알았다.

 

내 측은지심이

산속 저들의 구걸의 명분을 지켜주었다는 것을 산 닭들도 알았을까

가다가 멈춰 서서 돌아보고 홰를 치며 운다

                 

                                       *지역명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6 나목(裸木) - 2 하늘호수 2017.11.03 269
145 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7.02 270
144 한계령을 위한 연가/문정희 오연희 2016.11.30 271
143 고사목(告祀木), 당산나무 하늘호수 2015.07.27 272
142 꽃 학교, 시 창작반 성백군 2014.06.14 273
141 비와 외로움 강민경 2018.12.22 274
140 알로에의 보은 강민경 2017.08.11 275
139 내다심은 행운목 성백군 2014.03.15 276
138 8.15 해방 70년을 생각한다 son,yongsang 2015.08.14 276
» 탄탈로스 산닭 강민경 2017.12.18 276
136 단풍 한 잎, 한 잎 강민경 2013.11.23 278
135 계몽 군주와 테스 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13 278
134 정독, 인생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05 279
133 저 하늘이 수상하다 성백군 2014.08.07 280
132 지는 꽃잎들이 강민경 2016.03.26 280
131 담 안의 사과 강민경 2014.01.17 281
130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강민경 2013.12.03 282
129 새들은 의리가 있다 강민경 2014.07.21 283
128 독감정국 하늘호수 2017.01.16 285
127 이국의 추석 달 하늘호수 2017.10.07 285
Board Pagination Prev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