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탈로스 산 닭 /강민경
어떻게 알고 왔을까?
탄탈로스* 주차장에서 차를 대고 내리는데
오래 기다렸다는 듯 살금살금
눈을 맞추며 다가오는 산 닭 여러 마리
동그란 눈알들이 반들반들 빛이 난다
흔치 않은 일이라 신기하고
사람에게 다가오니 수상하고
나를 자꾸 따라오니 이상해서
“ 야 너희들 뭐야” 하고 소리 내어 외쳐 보았지만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산 닭들 앞에
내가 오히려 무색하고 황당하다.
산 닭의 저 눈빛
겁먹은 눈이 아니다
빛 받으러 온 험악한 눈알이다
이곳은 저희의 텃밭이니
입장료를 내라며
막무가내로 떼쓰며 덤벼드는 데야
사람 체면에 날짐승과 싸울 수도 없고
간식거리로 가지고 다니던 새우 깡까지 다 내어 주고 난 뒤에야
알았다.
내 측은지심이
산속 저들의 구걸의 명분을 지켜주었다는 것을 산 닭들도 알았을까
가다가 멈춰 서서 돌아보고 홰를 치며 운다
*지역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