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인데 별빛이/강민경
비 온 뒤
잔디밭에서 반짝이는
별들을 봅니다
대낮인데 어인 별들이냐고
물었더니
나도
낮에 한 번 반짝여 보고 싶어서
구름의 등을 타고 잔디밭에 내려왔다는
눈물 젖은 별들의 눈망울을 봅니다
무슨 사연이 있기에
별은 밤하늘에서만 반짝이는 줄 아는데
대낮의 웬일이냐며 의뭉스러워하는 나에게
말갛게 옹알이하는 아기별 눈빛들
아무 데나 있는 비록 흔한 잔디지만 그래서 더욱
사람과 쉽게 만날 수 있고 사귀어보고 싶어서
풀잎의 눈이 되었다고 속삭입니다
꿈을 가지면
언젠가는 반듯이
소원이 이뤄진다며
물 묻은 별빛 같은 눈을 반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