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기슭 골바람 / 성백군
골바람이
실감 나게
산기슭 잔디밭을 애무하면
개망초, 저도
바람을 잡겠다고 풀숲을 헤치고 길가로 나와
립스틱을 바르며 노랗게
유혹한다
보다 못한
생강 꽃봉오리
어디가 못마땅한지 둔덕 위에서
빨갛게 달아오르며 핏대를 세우는데
발밑
신경초는, 그 어린것이 무엇을 안다고
킥킥거리며 온몸을 오므린다
괜히,
무안한 골바람
길을 잃고 얼떨결에
갈 데 없어 내 품에 안긴다마는
바람을 탓하지 마라. 사랑도 전쟁인 것을
바람기도 잡으면 내게로 부느니
때늦은 회춘에 오감이 다 상쾌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