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24 16:41

유실물 센터

조회 수 32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유실물 센터/강민경

                              

 

이제나저제나 주인 기다리다 전신마비 된

디지털카메라, 노트북, 전화기, 지갑 등등

몇 날 며칠이 흘렀는지

짙은 어둠만 쌓이는 좁고 텁텁한

유실물 센터의 방이 가시방석입니다

 

돌아눕거나 숨을 고를 수도 없어

응어리진 갈증의 하소연에도

고집불통 아버지 같은 유실물 센터의

문은 언제쯤 열일지!

스스로 최면을 걸고

주인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립니다

 

주인의 애첩으로 동분서주하던

디지털카메라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허기에

진수성찬의 풍경이 그리워

질식해 돌아가실 것 같다는 하소연이

그 옹고집을 녹인 걸까?

드디어, 새 주인 맞는 강권의 문 열리고

경매로 팔린 낮 선 떨림을 끌어안습니다

 

할 수 있는 일, 힘껏 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옛정 체념하는 법을 익히는데

새 주인 찾지 못해 어깨 처진

동료들의 뒷모습에 전날의 내가 있습니다  

하루속히 가시없는 방에 들기를 바라며

두 손을 모읍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0 국수집 1 file 유진왕 2021.08.12 97
159 동네에 불이 났소 1 file 유진왕 2021.08.12 91
158 누가 너더러 1 file 유진왕 2021.08.15 49
157 코로나 바이러스 1 유진왕 2021.08.15 78
156 토끼굴 1 file 유진왕 2021.08.16 126
155 삶이 아깝다 1 유진왕 2021.08.16 124
154 끝까지 건강하고 행복하려무나 1 유진왕 2021.08.17 77
153 인생 괜찮게 사셨네 1 유진왕 2021.08.17 83
152 얹혀살기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8.17 169
151 부르카 1 file 유진왕 2021.08.20 96
150 신경초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8.24 66
149 아침을 깨우는 것은 햇빛이 아니라 바람입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8.31 58
148 마누라가 보험입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9.07 70
147 반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9.14 97
146 이국의 추석 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9.22 78
145 조상님이 물려주신 운명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09.28 59
144 산아제한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0.05 69
143 가을 냄새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0.12 136
142 구겨진 인생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0.19 46
141 가을 미련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0.27 57
Board Pagination Prev 1 ...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