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24 16:41

유실물 센터

조회 수 44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유실물 센터/강민경

                              

 

이제나저제나 주인 기다리다 전신마비 된

디지털카메라, 노트북, 전화기, 지갑 등등

몇 날 며칠이 흘렀는지

짙은 어둠만 쌓이는 좁고 텁텁한

유실물 센터의 방이 가시방석입니다

 

돌아눕거나 숨을 고를 수도 없어

응어리진 갈증의 하소연에도

고집불통 아버지 같은 유실물 센터의

문은 언제쯤 열일지!

스스로 최면을 걸고

주인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립니다

 

주인의 애첩으로 동분서주하던

디지털카메라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허기에

진수성찬의 풍경이 그리워

질식해 돌아가실 것 같다는 하소연이

그 옹고집을 녹인 걸까?

드디어, 새 주인 맞는 강권의 문 열리고

경매로 팔린 낮 선 떨림을 끌어안습니다

 

할 수 있는 일, 힘껏 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옛정 체념하는 법을 익히는데

새 주인 찾지 못해 어깨 처진

동료들의 뒷모습에 전날의 내가 있습니다  

하루속히 가시없는 방에 들기를 바라며

두 손을 모읍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15 가을 눈빛은 채영선 2015.09.08 305
1014 멈출 줄 알면 강민경 2015.09.06 278
1013 (동영상시) 아무도 모르는 일- 차신재 The Affair No One Knows 차신재 2015.09.01 720
1012 길 위의 샤워트리 낙화 하늘호수 2015.08.30 420
1011 당신은 내 심장이잖아 강민경 2015.08.29 381
1010 풀에도 은혜가 있으매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8.24 273
1009 갑질 하는 것 같아 강민경 2015.08.22 314
1008 (동영상시) 나는 시골버스 차장이 되고 싶었다 - I Wanted To Become A Country Bus Conductor 차신재 2015.08.20 678
1007 봄비, 혹은 복음 / 성벡군 하늘호수 2015.08.18 206
1006 해 돋는 아침 강민경 2015.08.16 369
1005 겨레여! 광복의 날을 잊지 맙시다 file 박영숙영 2015.08.15 423
1004 8.15 해방 70년을 생각한다 son,yongsang 2015.08.14 406
1003 꽃, 지다 / 성벡군 하늘호수 2015.08.10 401
1002 비포장도로 위에서 강민경 2015.08.10 551
1001 (동영상시) 나는 본 적이 없다 (데스밸리에서) Never Have I Seen (at Death Valley) 차신재 2015.08.09 695
1000 불타는 물기둥 강민경 2015.08.03 345
999 내가 사랑시를 쓰는이유 박영숙영 2015.08.02 375
998 7월의 유행가 강민경 2015.07.28 431
997 고사목(告祀木), 당산나무 하늘호수 2015.07.27 430
» 유실물 센터 강민경 2015.07.24 443
Board Pagination Prev 1 ...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 116 Next
/ 116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나눔고딕 사이트로 가기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