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23 20:22

자유시와 정형시

조회 수 34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자유시와 정형시 / 성백군

 

 

결혼 후 줄곧 아내에게 맡긴 이발

이제는 익숙할 만도 한데

조급한 내 성미가 화를 불렀다

 

물 묻혀 가지런히 머리를 빗기고

이쪽저쪽 머리카락 한 올 틀리지 않게

좌우대칭을 맞추려 깎고 또 깎는데

정작 거울에 비췬 내 표정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점점 우거지상으로 변한다.

 

여보는, 어떻게 40년을 넘게

머리를 깎으면서도 정형시밖에 쓸 줄 모르느냐

나는 들쑥날쑥한 자유시가 더 좋은데하고

퉁을 주었더니, “어라! 그러니까, 당신은

여자라면 노소를 가리지 않고 침을 질질 흘린단 말이지

하며 꼬집어 돌리는데

애고, 하나님 이래도 되는 것입니까?

당신은 아시지 않습니까, 제가 바람 한번 못 피운

샌님인 것을

 

자유로운 삶에는

댓가가 따른다는 것을

자유시에는 난해한 부분이 많다는 것으로 귀결지으며

꼬집힌 멍 자국을 위로해 본다.

 


  1. 찡그린 달

  2. 숲 속에 비가 내리면

  3. 가을비 소리

  4. 깜박이는 가로등

  5. 뱅뱅 도는 생각

  6. 11월의 이미지

  7. 빛의 얼룩

  8. 환생

  9. 나뭇잎 자서전

  10. 바닷가 금잔디

  11. 빛의 공연

  12. 12월이 기억하는 첫사랑

  13. (동영상시) 그리움에게 Dear Longing

  14. 첫눈

  15. 겨울의 무한 지애

  16. 12월의 이상한 방문

  17. 틈(1)

  18. 자유시와 정형시

  19. 겨울 素描

  20. 불꽃 나무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