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16 14:23

눈높이대로

조회 수 19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눈높이대로/강민경

 

 

산책을 하다 잠시 쉬는 저 앞

빨간 머리 새가 갈색 머리 새와

주둥이를 포갠다

어미 새가 새끼 새를 먹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다

 

푸른 잔디 사이 콕콕 쪼다가도  

잽싸게 짹짹 크게 벌린 입을 본  

어린아이, 입술 뾰족하게 모아 내밀고

쪼르르 다가 가 엄마의 목을 끌어 안고

재잘거리는 입술에 윤기가 돈다

반짝이는 검은 눈동자 샛별이다

 

저만큼에서 이 광경을 방관하는 듯 한  

젊은이 몇몇 킥킥거리며 하는 말

뽀뽀는 무슨, 키스하는건데 라며 얼버무린다

 

어미 새가 새끼 새에게 먹이를 먹인다, 하는

나와, 키스한다고 킥킥거리는 청년들과,

엄마에게 뽀뽀하라고

매달리는 아이를 재미있게 보는

한 중년 남자가 만약 전문가였다면

어미 새가 새끼 새에게 먹이를

먹여주는 거라고 증명 한다면

각자의 눈높이대로, 모르고 한 말이지만  

내가 나잇값을 하였을 텐데!

침묵으로 사위어 가는 노을이 벌겋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84 너만 놀랬느냐 나도 놀랬다 강민경 2016.01.09 139
783 설국(雪國) 하늘호수 2016.01.10 231
782 첫눈 강민경 2016.01.19 97
781 달빛 사랑 하늘호수 2016.01.20 128
780 미리준비하지 않으면 강민경 2016.01.26 221
779 중년의 가슴에 2월이 오면-이채 오연희 2016.02.01 623
778 당신은 시를 쓰십시오-김영문 file 오연희 2016.02.05 355
777 거룩한 부자 하늘호수 2016.02.08 125
776 담쟁이의 겨울 강민경 2016.02.08 140
» 눈높이대로 강민경 2016.02.16 190
774 2월 하늘호수 2016.02.24 154
773 (낭송시) 사막에서 사는 길 A Way To Survive In The Desert 차신재 2016.02.25 1952
772 살아 있음에 강민경 2016.02.26 237
771 황홀한 춤 하늘호수 2016.02.29 185
770 봄날의 충격 강민경 2016.03.04 194
769 강설(降雪) 하늘호수 2016.03.08 170
768 3월-목필균 오연희 2016.03.09 455
767 무슨 할 말을 잊었기에 강민경 2016.03.11 193
766 3월은, 3월에는 하늘호수 2016.03.17 141
765 아침의 여운(餘韻)에 강민경 2016.03.19 208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