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16 14:23

눈높이대로

조회 수 18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눈높이대로/강민경

 

 

산책을 하다 잠시 쉬는 저 앞

빨간 머리 새가 갈색 머리 새와

주둥이를 포갠다

어미 새가 새끼 새를 먹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다

 

푸른 잔디 사이 콕콕 쪼다가도  

잽싸게 짹짹 크게 벌린 입을 본  

어린아이, 입술 뾰족하게 모아 내밀고

쪼르르 다가 가 엄마의 목을 끌어 안고

재잘거리는 입술에 윤기가 돈다

반짝이는 검은 눈동자 샛별이다

 

저만큼에서 이 광경을 방관하는 듯 한  

젊은이 몇몇 킥킥거리며 하는 말

뽀뽀는 무슨, 키스하는건데 라며 얼버무린다

 

어미 새가 새끼 새에게 먹이를 먹인다, 하는

나와, 키스한다고 킥킥거리는 청년들과,

엄마에게 뽀뽀하라고

매달리는 아이를 재미있게 보는

한 중년 남자가 만약 전문가였다면

어미 새가 새끼 새에게 먹이를

먹여주는 거라고 증명 한다면

각자의 눈높이대로, 모르고 한 말이지만  

내가 나잇값을 하였을 텐데!

침묵으로 사위어 가는 노을이 벌겋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2 4월의 시-박목월 file 미주문협관리자 2016.04.02 671
221 지는 꽃잎들이 강민경 2016.03.26 272
220 아침의 여운(餘韻)에 강민경 2016.03.19 206
219 3월은, 3월에는 하늘호수 2016.03.17 133
218 무슨 할 말을 잊었기에 강민경 2016.03.11 191
217 3월-목필균 오연희 2016.03.09 442
216 강설(降雪) 하늘호수 2016.03.08 157
215 봄날의 충격 강민경 2016.03.04 189
214 황홀한 춤 하늘호수 2016.02.29 170
213 살아 있음에 강민경 2016.02.26 231
212 (낭송시) 사막에서 사는 길 A Way To Survive In The Desert 차신재 2016.02.25 1927
211 2월 하늘호수 2016.02.24 144
» 눈높이대로 강민경 2016.02.16 186
209 담쟁이의 겨울 강민경 2016.02.08 139
208 거룩한 부자 하늘호수 2016.02.08 118
207 당신은 시를 쓰십시오-김영문 file 오연희 2016.02.05 352
206 중년의 가슴에 2월이 오면-이채 오연희 2016.02.01 606
205 미리준비하지 않으면 강민경 2016.01.26 220
204 달빛 사랑 하늘호수 2016.01.20 128
203 첫눈 강민경 2016.01.19 86
Board Pagination Prev 1 ...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