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04 11:59

봄날의 충격

조회 수 20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봄날의 충격/강민경                          

 

 

징그럽게 맑은 봄볕이 원인이었어

새끼들 데리고 어서 나오라 부추긴

짙푸른 하늘도 어미의 죽음을 재촉한 독이었어

길바닥에 묘혈을 파다니

새끼 오리에게서 어미를 빼앗아 간

차마 잊지 못할

봄날의 충격일 줄을 어찌 알았겠어

 

건널목도, 멈추라는 표시도 없는

4차선 도로는 사람도 건너길 꺼리는데

한 낫 날짐승인 오리 주제에

어린 것들과 사지로 든 도전이라니

  

멈출 줄 모르는 차를 보는

내 다급함, 들을 귀가 없는 오리에게

위험해, 어서 나와 라는 말 

어어 저- 더듬는 순식간

덜커덩 투 둑 아스팔트 위에 널브러진 어미,

새끼 걱정에 눈을 감지 못한다

애고  

저 어린 새끼들은 또 어쩌지!

 

방심하면 언제 어느 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세상사 야박함을 고발하는

봄날에 충격,

허겁지겁 털도 안 자란 날개 푸드덕 벌벌

가던 길 앞다퉈 되돌아오는 새끼들이

안타까워 서성이는 나를 피해

길가 풀숲을 파고든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6 산동네 불빛들이 강민경 2016.05.17 140
235 주차장에서 강민경 2016.05.17 232
234 등대의 사랑 하늘호수 2016.05.14 200
233 당뇨병 강민경 2016.05.12 131
232 야자나무 쓸리는 잎에 흔들리는 머리카락 하늘호수 2016.05.02 523
231 오월-임보 오연희 2016.05.01 301
230 사월 향기에 대한 기억 강민경 2016.04.30 257
229 4월에 지는 꽃 하늘호수 2016.04.29 321
228 (동영상 시) 선창에서 At Fishing Dock 차신재 2016.04.29 338
227 파도 하늘호수 2016.04.22 164
226 풀루메리아 꽃과 나 강민경 2016.04.10 197
225 감기 임 강민경 2016.04.10 197
224 사인(死因) 하늘호수 2016.04.09 264
223 나의 일기 하늘호수 2016.04.06 175
222 4월의 시-박목월 file 미주문협관리자 2016.04.02 705
221 지는 꽃잎들이 강민경 2016.03.26 287
220 아침의 여운(餘韻)에 강민경 2016.03.19 215
219 3월은, 3월에는 하늘호수 2016.03.17 144
218 무슨 할 말을 잊었기에 강민경 2016.03.11 202
217 3월-목필균 오연희 2016.03.09 459
Board Pagination Prev 1 ...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