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51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야자나무 쓸리는 잎에

                   흔들리는 머리카락 / 성백군

 

 

바닷가에서

일렬횡대로 선 방풍림 야자나무

잎들이 바람에 쓸릴 때, 그 중

떠오르는 한 여자가 있다

 

흩어지는 머리카락 추스를 생각도 않고

넋 나간 사람처럼 수평선만 바라보는 저 모습

아직도 나를 잊지 못하는 그리움인가

아득하여

더듬어 찾아 나서는데

!, 코코넛 열매가 폭탄처럼

내 어깨를 스치며 발밑에 떨어진다

 

깨우지 말고 그대로 두란다

흐느끼는 사람은 흐느끼는 대로

꿈꾸는 사람은 꿈꾸는 그대로 두고

너는 네 갈 길로 가란다

 

그렇겠구나

야자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지 않으면

그 여자의 머리카락이 기억에서 깨어나 가지런해지면

바람은 내게로 와

나를 흔들어 내 일상이 무너지고

한평생 일군 내 가정은 깨어지고

그렇겠구나! 착한 내 아내가…….

 

흔들어라

바람에 쓸리는 야자나무 넓은 잎이여,

추억 속에 남아있는 여자의 검은 머리카락이여,

흔들리면서 그리움을 지울 수 있다면

그리움이 내게로 찾아와 비밀이 된다면

흔들어라, 가끔 바람 없는 날이면

아무도 모르게 나도 살짝살짝 흔들려 보게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4 듣고 보니 갠찮다 강민경 2019.04.10 222
243 정용진 시인의 한시 정용진 2019.05.17 222
242 어머니의 소망 채영선 2017.05.11 223
241 봄 배웅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20 223
240 물에 길을 묻다 강민경 2016.10.20 224
239 불꽃 나무 강민경 2015.12.26 224
238 남은 길 1 헤속목 2022.01.26 224
237 입동 낙엽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2.13 225
236 면벽(面壁) 하늘호수 2016.06.21 225
235 세상인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05 226
234 복숭아꽃/정용진 정용진 2015.03.24 227
233 주차장에서 강민경 2016.05.17 227
232 내가 나의 관객이 되어 하늘호수 2017.09.16 227
231 아! 그대의 미소가 빠졌네요 – 김원각 泌縡 2020.08.23 227
230 단풍잎 예찬 / 성백군 하늘호수 2015.10.15 228
229 숲 속에 비가 내리면 하늘호수 2015.10.27 228
228 황혼의 바닷가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2.11 229
227 설국(雪國) 하늘호수 2016.01.10 231
226 단비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7.05 232
225 빛의 공연 하늘호수 2015.11.30 232
Board Pagination Prev 1 ...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