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22 18:48

걱정도 팔자

조회 수 21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걱정도 팔자/강민경

 

 

산행길 저 나무 우듬지

새색시 입술 같은 붉은 산 사과에

키스를 퍼붓는 파랑새

인기척에 놀란 듯 포르르 폴짝폴짝

서너 걸음 물러나 내 눈치를 살핀다

 

무심결에

삶의 버릇처럼  

저 새들은 겨울엔 무얼 먹고 살지

골똘한데

내 어깨를 툭 치며 떨어지는 라이치*

잘 익은 껍질과 하얀 속살이

달콤한 냄새를 풍기며 날 유혹한다

  

계절 없는 여름뿐인 자연

밤 낮 없이 예비한 열매들 지천인 하와이에서

근 40 년을 살았으면서도

아직 여기가 사계절 뚜렷한 고국으로 아느냐고

또 다른 라이치 툭 떨어지며 이번엔 머리를 친다

걱정도 팔자라고 *미망(迷妄)에서 깨어 나란다

 

*라이치 : 과일 명

         *미망: (사리에 어두워) 실제로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일. 또는 그런 잘못된 생각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4 삶의 각도가 강민경 2016.06.12 315
243 밤비 하늘호수 2016.06.10 254
242 내 몸에 단풍 하늘호수 2016.06.06 241
241 미루나무 잎들이 강민경 2016.06.06 343
240 쉼터가 따로 있나요 강민경 2016.05.28 219
239 5월의 기운 하늘호수 2016.05.28 174
» 걱정도 팔자 강민경 2016.05.22 212
237 분노조절장애와 사이코패스 사이에서 하늘호수 2016.05.22 316
236 산동네 불빛들이 강민경 2016.05.17 160
235 주차장에서 강민경 2016.05.17 247
234 등대의 사랑 하늘호수 2016.05.14 218
233 당뇨병 강민경 2016.05.12 145
232 야자나무 쓸리는 잎에 흔들리는 머리카락 하늘호수 2016.05.02 532
231 오월-임보 오연희 2016.05.01 306
230 사월 향기에 대한 기억 강민경 2016.04.30 266
229 4월에 지는 꽃 하늘호수 2016.04.29 340
228 (동영상 시) 선창에서 At Fishing Dock 차신재 2016.04.29 349
227 파도 하늘호수 2016.04.22 170
226 풀루메리아 꽃과 나 강민경 2016.04.10 204
225 감기 임 강민경 2016.04.10 208
Board Pagination Prev 1 ...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 51 Next
/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