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22 18:48

걱정도 팔자

조회 수 15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걱정도 팔자/강민경

 

 

산행길 저 나무 우듬지

새색시 입술 같은 붉은 산 사과에

키스를 퍼붓는 파랑새

인기척에 놀란 듯 포르르 폴짝폴짝

서너 걸음 물러나 내 눈치를 살핀다

 

무심결에

삶의 버릇처럼  

저 새들은 겨울엔 무얼 먹고 살지

골똘한데

내 어깨를 툭 치며 떨어지는 라이치*

잘 익은 껍질과 하얀 속살이

달콤한 냄새를 풍기며 날 유혹한다

  

계절 없는 여름뿐인 자연

밤 낮 없이 예비한 열매들 지천인 하와이에서

근 40 년을 살았으면서도

아직 여기가 사계절 뚜렷한 고국으로 아느냐고

또 다른 라이치 툭 떨어지며 이번엔 머리를 친다

걱정도 팔자라고 *미망(迷妄)에서 깨어 나란다

 

*라이치 : 과일 명

         *미망: (사리에 어두워) 실제로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일. 또는 그런 잘못된 생각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82 어머니의 마당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5.12 156
481 초승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01 156
480 가을을 아쉬워하며 / 김원각 2 泌縡 2021.02.14 156
479 12월을 위한 시 - 차신재, A Poem for December - Cha SinJae 한영자막 Korean & English captions, a Korean poem 차신재 2022.12.20 155
478 그리움이 익어 강민경 2017.10.08 155
477 숨은 사랑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1.18 155
476 정월 대보름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2.08 155
475 잔디밭에 저 여린 풀꽃들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5.04 155
474 거룩한 부자 강민경 2017.04.01 154
473 바퀴벌레 자살하다 하늘호수 2017.03.30 154
472 멈출 줄 알면 강민경 2015.09.06 154
471 여행-고창수 file 미주문협 2017.06.29 154
470 2월 이일영 2014.02.21 153
469 뜨는 해, 지는 해 강민경 2017.02.28 153
468 납작 엎드린 깡통 강민경 2017.06.18 153
467 석양빛 강민경 2017.07.22 153
466 숨 막히는 거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3.12 153
465 기미3.1독립운동 100주년 기념 축시 정용진 2019.03.05 153
464 꽃이니까요! – 泌縡 김원각 泌縡 2020.03.24 153
463 나무 뿌리를 보는데 강민경 2018.10.08 152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