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19 20:05

철새 떼처럼

조회 수 15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철새 떼처럼 /강민경

 

 

추석 때면,

사람들 설왕설래

작은 짐 보따리 싸 들고

동서남북으로 싸돌아다니면

내 마음을 들썩여 놓는다

 

누구는 고향 가고

누구는 해외여행 가고

국제화 시대에 걸맞게

관례나 예절에 얽매이지 않고

저 좋을 대로 남의 눈치 안 보고 산다는데

살길 찾아 고향 떠나 부모 떠나

이민 온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냐 만

 

목적과 잇속만 앞세우는 자식일지라도

일 년에 단 한 번이라도 보고 싶어

굽은 허리 펴지 못하고 가늘어져만 가는

살아생전 긴 부모님의 목뼈, 생각나

힘없이 허물어짐을 보는 내 천만 가지 핑계

 

내 고향 질퍽한 흙냄새가 벤

시장 좌판대 색색의 송편에

명절을 안고 주저앉는다

누구에게도 발목 묶인 일 없는데,

자꾸 잡풀 무성할 부모님 산소가 아른거려

철 따라가는 철새 떼처럼

고향 쫓아 날개 젓는 나를 본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0 한계령을 위한 연가/문정희 오연희 2016.11.30 260
279 갈잎의 잔소리 하늘호수 2016.11.01 163
278 결실의 가을이 강민경 2016.11.01 133
277 시끄러운 마음 소리 강민경 2016.10.28 255
276 날마다 희망 하늘호수 2016.10.27 119
275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2 하늘호수 2016.10.20 282
274 물에 길을 묻다 강민경 2016.10.20 220
273 희망을 품어야 싹을 틔운다 강민경 2016.10.11 229
272 멸치를 볶다가 하늘호수 2016.10.10 325
271 달, 그리고 부부 하늘호수 2016.10.02 240
270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강민경 2016.10.01 238
269 近作 詩抄 2題 son,yongsang 2016.09.30 233
268 꽃 속에 왕벌 하늘호수 2016.09.28 203
267 생각은 힘이 있다 강민경 2016.09.25 141
» 철새 떼처럼 강민경 2016.09.19 150
265 2 하늘호수 2016.09.17 298
264 화려한 빈터 강민경 2016.09.07 243
263 들꽃 선생님 하늘호수 2016.09.07 216
262 새들도 방황을 강민경 2016.08.24 257
261 구름의 득도 하늘호수 2016.08.24 174
Board Pagination Prev 1 ...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