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01 06:22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조회 수 23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강민경

 

 

한낮

길가 철조망 넘어 마당이 있는 집

병아리 대 여섯 거느린 어미 닭과

풍채 당당한 수탉의 여유

긴 목이 빠지도록 회를 치며 암 닭을 향해

여기가 낙원이라고 힘주어 외치는

곧은 목울대의 당당함에

집 안과 밖, 고요하던 풍경이 기지개를 켠다


내일이 오늘 같은

밤낮없이 닭장 안에 갇혀서

생을 식용에 저당 잡힌 닭

먹으면 먹을수록 허허하고  

살이 찌면 찔수록 죽을 날이 가까워지니

먹는 것이 다 저주다

 

부모 덕에 재벌이 된 아이들이

많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공으로 생겼다고 제화나 권세를 함부로 사용하면

저 닭장 안의 닭처럼 곧 비만이 되어

갑질한다는 소리 자주 듣고 당뇨병에 걸리느니

 

풍족하다고 다

낙원은 아니다

그 풍족함이 당당해야 삶이 낙원이 된다

저 마당, 수탉 울음소리 참 맑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1 제기랄 1 유진왕 2021.08.07 117
280 마스크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2.02.01 117
279 늦가을 땡감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2.22 117
278 단풍잎 꼬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1 117
277 봄바람이 찾아온 하와이 / 泌縡 김원각 泌縡 2019.06.15 116
276 야생화 이름 부르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7.06 116
275 변곡점 1 file 유진왕 2021.07.16 116
274 볶음 멸치 한 마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29 115
273 숲 속 이야기 하늘호수 2016.07.11 115
272 겨울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17 115
271 가로등 불빛 강민경 2018.01.14 114
270 풍경(風磬) 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1.22 114
269 다시 찾게 하는 나의 바다여 - 김원각 泌縡 2020.05.25 114
268 종아리 맛사지 1 유진왕 2021.08.07 114
267 희망 고문 / 성백군 4 하늘호수 2021.08.10 114
266 시 어 詩 語 -- 채영선 채영선 2016.08.19 113
265 꽃의 화법에서 강민경 2017.04.20 113
264 세상사 강민경 2020.01.01 113
263 좋은 사람 / 김원각 泌縡 2020.02.16 113
262 가을 묵상/강민경 강민경 2020.10.06 113
Board Pagination Prev 1 ...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