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0 16:15

물에 길을 묻다

조회 수 22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물에 길을 묻다/강민경

 

 

바람에 서성거리던 나뭇잎

저를 받아 안는 개울 물을 타고 앉아

길을 물으며 흐릅니다

 

한 때는

푸른 나뭇잎으로

나뭇가지 물 들이는 터줏대감이었는데

웬일로 오늘은  

후줄근한 형색으로 어딜 가느냐고 궁금해하는

하늘을 힐끔거리며

두려움도 망설임도 잊은 채 파문을 일으키며  

흘러갑니다

 

둥둥 떠내려가다

기우뚱기우뚱 멈칫거리다

고운 옷 자랑하고 싶은지 이쪽저쪽으로

몸을 뒤척이며

제가 나뭇가지에서 떨어진 낙엽인 것도 잊고

여유롭게 흐릅니다

 

재롱떨어 칭찬받으려는

아이들 같은 우쭐거림을 보며

나는 더 오래 주목하고 싶은데

어느새 알아챘는지

산을 도는 나뭇잎

물이 가르쳐 주는 길을 따라 갈길 서두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64 건투를 비네 1 유진왕 2021.07.17 233
763 단비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7.05 232
762 빛의 공연 하늘호수 2015.11.30 232
761 안개꽃 연정 강민경 2016.06.27 232
760 작은 꽃 강민경 2017.11.26 232
759 당신은 나의 꽃/강민경 강민경 2018.11.30 232
758 설국(雪國) 하늘호수 2016.01.10 231
757 황혼의 바닷가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2.11 229
756 단풍잎 예찬 / 성백군 하늘호수 2015.10.15 228
755 숲 속에 비가 내리면 하늘호수 2015.10.27 228
754 주차장에서 강민경 2016.05.17 228
753 복숭아꽃/정용진 정용진 2015.03.24 227
752 내가 나의 관객이 되어 하늘호수 2017.09.16 227
751 아! 그대의 미소가 빠졌네요 – 김원각 泌縡 2020.08.23 227
750 입동 낙엽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2.13 226
749 면벽(面壁) 하늘호수 2016.06.21 226
748 세상인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05 226
» 물에 길을 묻다 강민경 2016.10.20 224
746 불꽃 나무 강민경 2015.12.26 224
745 남은 길 1 헤속목 2022.01.26 224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