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0 19:55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조회 수 283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 성백군

 

 

매미가 운다

 

구로동 재래시장

낡은 고목 몇 안 남은 가지에서

, , 매에 엠, 하며

시장 사람들 상거래 소리보다 더 크게

고함을 지른다

 

7년 땅속 굼벵이 생이

억울해서가 아니다

2주 밖에 못 살고 가는 삶이 서러워서가 아니다

당장, 소리치지 아니하면

자신의 살아있음을 확인할 수 없으니

손님들 귀속을 파고드는 것이다

 

만주로, 연변으로 피난 간 사람들

서툰 한국말 가지고 고국에 돌아와  

장바닥을 가득 메우며

가라앉은 시장경기를 일으켜 세운다

무궁화 꽃을 피우며

구로동 재래시장을 국제시장으로 만들겠다고

 

매에 엠,

저건, 우는 것이 아니다

암놈을 부르는 사랑놀이가 아니다

풀 한 포기 없는 회색 벽돌담 시장 골목에서

순간, 순간을 살아남기 위한

역이민 매미의 기막힌 절규다

울음에 곡을 붙인 희대의 절박한 노래다

 

 

  • ?
    son,yongsang 2016.10.26 12:08
    생존을 위한 절규는 비단 구로동 매미들 뿐이겠습니까? 이 꿈(?)의 나라라는 아메리카에도 참 많습니다. 참 착잡한 느낌입니다. 건강 하시지요?
  • ?
    하늘호수 2016.10.27 05:48
    그렇지요
    미국의 대선을 앞두고
    누구를 찍어야 할지 찹찹한 마음
    전능하신 신께서 알려주면 무조건 따려련만......

    감사합니다. 손 작가님
    덕분에 건강합니다. 작가님도 일상이 따뜻하시기를 기원해 봅니다

  1. 삶의 각도가

  2. 별천지

  3.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4. 길 위의 샤워트리 낙화

  5. 감나무 같은 사람

  6. 빈말이지만 / 성백군

  7. 구름의 속성

  8.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9. 이러다간 재만 남겠다 / 성백군

  10. 몸과 마음의 반려(伴呂)

  11. 가을비

  12. 독감정국

  13.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14.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15. 이국의 추석 달

  16. 엉덩이 뾰두라지 난다는데

  17. 얌체 기도 / 성백군

  18. 언덕 위에 두 나무

  19. 딸아! -교복을 다리며 / 천숙녀

  20. 그 살과 피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