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2 17:09

꽃보다 청춘을

조회 수 21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꽃보다 청춘을/강민경                    

 

 

알라와이 운하 수면 위

어둠 거둬내는 달빛을 보는데

속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답답한 빌딩의 불빛이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물속에 세운 불기둥으로 환한 길을 닦는다

 

길가 쪽 가로수로 선   

플루메리아 빽빽한 푸른 잎은

12폭 치맛자락 펄럭이는 무희처럼

꽃보다 싱싱한 청춘을 내세우고

도로 쪽 하늘로만 치닫던 야자수는   

구름 속 숨은 달님 쫓다가 그림자로 떨어져

나와 그이의 발길에 밟히며 

환한 가로등 원망해 보지만

꽃 시절보다 여생이 청춘인 우리 부부 앞에서는 

질투도 박수가 되어

서늘한 밤바람에 흥에 취해 흐느적거린다.

 

이따금

어둠을 가르는 차 소리에

알라와이 운하 고요한 수면이 흔들리듯

그이와 함께한 인생길 뒤돌아보면

다 꽃은 아니었지만, 아직

남은 생이 있어 날마다 저녁이면 운동 삼아

그이와 함께 손잡고 꽃보다 좋은 청춘을 즐긴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7 세상인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05 241
356 세월 측량하기 / 성백군 3 하늘호수 2022.12.20 200
355 세월호 사건 개요 성백군 2014.05.12 459
354 소망과 절망에 대하여 강민경 2018.12.05 127
353 소소한 일상이 그립고 1 유진왕 2021.07.24 135
352 소음 공해 1 유진왕 2021.07.22 147
351 소화불량 / 성배군 하늘호수 2023.02.21 213
350 속죄양 -어머니 떠나시던 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9 129
349 손 들었음 1 file 유진왕 2021.07.25 93
348 손안의 세상 성백군 2014.05.23 309
347 수국 file 김은경시인 2020.11.19 183
346 수족관의 돌고래 강민경 2015.07.15 365
345 숙면(熟眠) 강민경 2014.11.04 184
344 순수 1 young kim 2021.03.20 141
343 숨 막히는 거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3.12 157
342 숨쉬는 값-고현혜(Tanya Ko) 오연희 2016.07.08 234
341 숨은 사랑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1.18 184
340 숲 속 이야기 하늘호수 2016.07.11 131
339 숲 속에 볕뉘 강민경 2015.10.01 378
338 숲 속에 비가 내리면 하늘호수 2015.10.27 233
Board Pagination Prev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50 Next
/ 50